이커머스 업계에서 배송 품질과 비용, 상품 특성에 따라 물량을 쪼개 맡기거나 협력사를 수시로 교체하는 '모듈형 물류'가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 대형 패션 플랫폼과 유통사들이 물류 파트너를 다변화하면서 택배업계의 수주 경쟁도 한층 격화하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슈즈 멀티숍 ABC마트는 배송 협력사를 한진에서 CJ대한통운으로 교체했다. 최근 온라인에서 신발을 구매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는 상황과 신발 중심으로 형성된 상품군 등을 고려해 대량 물동량 처리와 자동화 시스템에 강점을 가진 CJ대한통운 인프라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무신사는 자사 중고 거래 서비스 '무신사 유즈드' 물량을 롯데글로벌로지스에 맡기고 있다. 현재 일반판매 상품에서는 배송 효율 극대화를 위해 서울·경기 일부 지역은 딜리박스가 담당하고, 그 외 전국 권역 전체를 한진이 전담하는 이원화 체계를 가동하고 있다. 정상 제품 배송과 수거·검수가 핵심인 중고 물류를 분리해 각기 다른 택배사에 맡긴 것이다.

온라인 플랫폼에서 상품을 판매하는 유통사들이 배송 파트너를 교체하거나 분산하는 움직임은 비용 효율성과 서비스 경쟁력을 동시에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풀이된다. 택배 단가 협상력을 높이는 동시에, 지역·상품군별로 최적화된 배송 체계를 구축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신발·의류 등 패션 카테고리는 교환·반품 비중이 높고 배송 속도에 대한 소비자 기대치가 높다. 물류 협력사의 역할이 구매 전환율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전담 택배업체를 특정 시기마다 교체하거나 서비스별로 서로 다른 업체를 지정하는 것은 더 이상 특별한 사례가 아니다”라면서 “플랫폼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각 택배사의 전공 분야를 선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택배업계의 대형 이커머스 물량 확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과거처럼 한 번 계약을 따내면 안정적으로 물량을 확보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기 때문이다. 서비스 수준 협약(SLA) 달성 여부 등에 따라 본계약에 이르지 못하는 최악의 상황도 벌어질 수 있다.
택배업계는 주 7일 배송, 당일 발송 등 물류 서비스 고도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패션을 비롯한 라이프스타일 상품군에서 '빠른 배송'이 기본값으로 자리 잡으면서, 이커머스 플랫폼들은 물류 역량을 핵심 경쟁력으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삼일절 연휴에 유니클로 온라인스토어 주문 물량 소화하기 위해 휴일 배송 체계를 가동한 롯데글로벌로지스가 대표적인 사례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라이프스타일 전반적으로 빠른 배송이 상식으로 자리 잡으면서 패션 플랫폼도 당일 발송 등 배송을 강화하고 있다”면서 “고객 서비스 품질 강화와 프로세스 효율화를 위한 배송 협력사와의 협력이 대단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윤희석 기자 pioneer@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