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CIA, 대중국 기술패권 대응…최신 반도체 조달 절차 대폭 단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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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애리조나 TSMC 반도체 공장. 〈사진=TSMC〉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반도체와 인공지능(AI) 등 핵심 기술의 현장 배치를 앞당기기 위해 대대적인 행정 절차 간소화에 착수했다.

10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기존의 복잡한 관료적 절차(Red Tape)를 제거한 새로운 조달 프레임워크를 도입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국가 안보 전략에 발맞춰, 민간의 혁신 기술을 군사와 정보 현장에 즉각 투입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이번 조치의 핵심은 공급업체 심사와 보안 검증 과정을 최적화해 기술 도입 속도를 비약적으로 높이는 데 있다. 그간 정보기관의 보수적인 심사 구조는 민간 스타트업의 유연한 혁신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도입 배경에 대해 CIA는 특정 국가를 공식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현지 언론들은 “중국을 겨냥한 조치(Race against China)”로 해석하고 있다.

존 래트클리프 CIA 국장은 지난해 상원 정보위원회(Senate Intelligence Committee) 인준 청문회(confirmation hearing) 등에서 기술 패권과 반도체 공급망 문제를 비중 있게 언급했다.

존 래클리프 국장은 당시 “국가 안보는 더 이상 함선과 탱크가 아니라 반도체부터 드론, 합성생물학 등 기술 경쟁에서 결정된다”며 “CIA가 적대국(Adversary)의 공급망 문제를 방해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정부는 올해 1월부터 고급 AI 칩에 25%의 관세를 부과하는 '무역확장법 232조(Section 232)' 조치를 단행하며 공급망 통제에 들어간 상태다.

그동안 CIA는 산하 벤처 투자 펀드인 '인큐텔(In-Q-Tel)'을 통해 간접적으로 기술 투자를 진행해 왔다. 하지만 이번 신규 프레임워크는 자본력이 부족하지만 기술을 가진 스타트업들이 복잡한 서류 절차 없이 정보기관의 파트너가 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이와 더불어 최근 다각적인 반도체 수급불안정 상황에서 정부가 정보전 등에 필요한 물량을 선제적으로 확보할 수 있도록 했다.

CIA 전체 블랙 버짓(Black Budget) 중 기술 조달 비중은 수억달러 수준으로 추정되며, 이는 특수목적 프로토타입 칩이나 혁신 칩에 집중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이번 조치가 시장 자체에 미칠 여파는 제한적이나, 이를 신호탄으로 미국 정부 전반에서 행정 간소화 조치를 확대해 '미국 중심의 공세적 공급망 관리'로 확대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형두 기자 dud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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