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인공지능(AI), 이차전지, 친환경 소재 등 첨단산업 경쟁력을 뒷받침할 '시험·인증 인프라' 구축에 107억원1000만원의 예산을 투입한다. 기술 개발 단계에서부터 국제 기준에 맞는 시험·검증 체계를 갖춰 국내 기업의 수출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산업통상부 국가기술표준원은 29일 이러한 내용을 골자로 한 '2026년도 유망시험서비스 개발사업'을 공고했다. 기업이 해외 진출 과정에서 겪는 시험·인증 부담을 줄이고, 국내에서 국제 수준의 시험성적서를 발급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핵심이다.
지원 분야는 AI, 모빌리티, 이차전지, 식품 포장, 전력·전자기기 등으로 구성됐다. 특히 제조업 전반의 AI 전환(M.AX) 기조에 맞춰 AI 신뢰성과 안전성 검증을 위한 시험 서비스가 대거 포함됐다. 모빌리티 분야 AI 오작동 대응 시험, AI 데이터 품질·거버넌스 평가 체계 구축 등이 대표적이다.
이차전지 분야에서는 양극재 등 핵심 소재의 신뢰성을 검증할 수 있는 시험 기반을 구축한다. 글로벌 배터리 공급망 규제가 강화되는 상황에서, 국내 기업들이 해외 인증을 받기 전 사전 검증을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목적이다.
환경·안전 분야 대응도 강화된다. 유럽연합(EU)의 PFAS(과불화화합물) 규제에 대응해 식품 포장재 내 유해물질을 정밀 분석하는 시험 서비스가 신설된다. USB-C 전력 전송 규격(IEC 62680)에 맞춘 시험 체계도 마련된다. 유럽 공통 충전기 규제와 중동 지역 기술 기준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다.
이번 사업은 단순한 연구개발 지원을 넘어 '시험·인증'을 산업 경쟁력의 핵심 인프라로 육성하겠다는 정부 정책 기조가 반영됐다. 그동안 국내 기업은 해외 인증기관에 의존하면서 비용과 시간 부담을 동시에 떠안아 왔다. 정부는 시험·검증 역량을 국내에 구축해 기술 상용화 속도를 높이고 수출 리스크를 줄인다는 계획이다.
사업 신청은 3월 3일까지다. 3월 중 주관기관을 선정해 본격 추진된다. 국표원은 향후 AI·친환경·디지털 규제 확대 흐름에 맞춰 시험인증 분야 지원을 지속 확대할 방침이다. 김대자 국표원장은 “첨단 산업 경쟁력은 기술뿐 아니라 이를 검증하는 시험·인증 역량에서 갈린다”며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신뢰를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안영국 기자 ang@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