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신규 원전 건설 확정에 이어 고준위방사성폐기물관리위원회 위촉위원 선임을 완료했다. 국가적 난제인 사용후핵연료 등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를 더 미룰 수 없다는 판단으로, 관련 부지선정 논의도 정상궤도에 올라설 전망이다.
고준위위원회는 29일 위원회의 정책조정·대외협력 업무를 추진하는 유휘종 상임위원이 임명됐다고 밝혔다. 고준위위원회는 총 9명으로 구성되며, 이 가운데 정부추천위원 5명이 확보되면서 법정 개회·의결 정족수를 충족하게 됐다.
위원회는 고준위 방사성폐기물의 중간저장과 최종 처분에 관한 기본 정책 방향을 심의·의결하는 핵심 기구다. 방폐장 부지선정 절차와 기준 마련, 지역 수용성 확보 방안, 주민 지원 대책 등이 주요 논의 안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위원회 가동은 정부가 신규 원전 건설을 확정하면서 제기된 '방폐물 해법 부재' 논란에 대한 대응 성격을 갖는다. 인공지능(AI) 확산과 전력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원전 확대가 불가피하다는 정부 판단이 이어지는 가운데,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 대책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원전 정책의 지속 가능성이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위원회는 작년 9월 26일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에 관한 특별법' 시행과 함께 만들어진 후 준비 단계에 있다가 이날 정부 위촉위원 선임이 마무리되며,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 정책을 본격 추진할 실행 동력을 갖추게 됐다.
정부는 '고준위방사선폐기물법'을 근거로, 단계적이고 투명한 부지선정 절차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과학적 기준에 따른 후보지 검토와 함께 공론화와 지역 소통을 병행해 사회적 갈등을 최소화한다는 목표다.
이날 선임된 유 상임위원은 대통령비서실 행정관, 한국에너지공단 신재생에너지센터 소장 등을 역임한 환경·에너지 분야 정책·소통 전문가로서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 정책의 대외 실행력을 제고할 것으로 기대된다.
에너지 업계에서는 이번 위원회 정상 가동을 두고 신규 원전 추진과 방폐물 관리가 처음으로 같은 시간축에서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방폐장 부지선정은 지역 갈등과 정치적 부담이 큰 사안인 만큼, 실제 후보지 도출과 확정까지는 상당한 시간과 사회적 논의가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유 상임위원은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문제는 국가 에너지 정책의 지속 가능성을 좌우하는 핵심 과제인 만큼, 투명하고 합리적인 대화와 합의로 국민에게 신뢰받는 부지선정 절차 관리를 통해 국민 안전과 에너지 안보를 확보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고준위위원회는 상임위원 임명에 앞서 지난 5일 정재학 경희대 교수, 박진희 동국대 교수, 하정림 법무법인 태림 변호사 등 학계·법조계 전문가 3인을 비상임위원으로 위촉한 바 있다. 회의 개의·의결을 위한 정수 과반을 확보 위원회는 오는 23일 제1회 위원회 회의 개최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행보에 나선다.

이준희 기자 jhlee@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