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정부가 신규 원자력발전소 건설을 최종 확정하며 수년간 이어져 온 원전 논쟁에 종지부를 찍었다. 인공지능(AI) 대전환과 전기차 확산으로 폭증하는 전력 수요 대응으로 재생에너지와 원전을 양축으로 한 전력 체계가 낙점됐다. 정부가 원전 정책 방향을 공식화하면서 에너지 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도 상당 부분 해소될 전망이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26일 세종청사에서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에서 정해진 신규 대형원전 2기, 소형모듈원자로(SMR) 1기 건설을 계획대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은 문재인 정부 당시의 탈원전 정책 전면적 폐기로 해석된다. AI 산업과 첨단 제조업 경쟁력은 안정적인 대규모 전력 공급 없이 불가능하다 점이 배경이 됐다. 이재명 대통령의 실용주의 노선이 에너지 정책에서도 반영된 결과다.
김 장관은 “유럽 등 대륙 국가와 달리 (한국은) 에너지 섬나라이면서도 동서 규모가 워낙 짧아서 재생에너지 주력 전원인 태양광만으로 전력 운영을 하기가 매우 어려운 조건”이라면서 “석탄과 가스를 줄여나가고 전력의 안정적 운영을 해야 하는 상황을 볼 때 문재인 정부 정책(탈원전)과 똑같이 가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기후부는 신규 원전 추진 과정에서 사회적 합의 절차를 충분히 거쳤다는 점을 강조했다. 정부는 지난달 30일과 이달 6일 두 차례 정책토론회를 개최했고, 지난 12~16일 두 개 전문 조사기관을 통해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 향후 확대가 필요한 에너지원으로는 재생에너지와 원전이 순서대로 꼽혔으며, 원전이 필요하다는 응답은 80%를 넘었다. 제11차 전기본에 포함된 신규 원전 계획을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도 60% 이상으로 집계됐다.
김 장관은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전력 부문에서 석탄과 액화석유가스(LNG) 발전 비중을 줄이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며 “재생에너지와 원전을 중심으로 한 전력 운영 체계가 현실적인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보완하기 위해 에너지저장장치(ESS)와 양수발전 확대를 추진하고, 원전의 경직성 문제는 탄력운전 도입 등을 통해 보완할 방침이다.
제11차 전기본에 포함된 신규 대형원전은 조만간 한국수력원자력이 부지 공모에 착수한다. 약 5~6개월간의 부지 평가·선정 절차를 거쳐 2030년대 초 건설 허가를 획득하고 2037~2038년 준공을 목표로 추진될 예정이다. SMR 준공은 2035년 목표로 한다.
12차 전기본은 기후부가 올해 상반기에 구체적인 윤곽을 마련할 계획이다. AI 데이터센터와 전기차 보급 확대 등으로 인한 전기화 수요를 정밀 반영해 2039~2040년 준공될 신규 대형원전 및 SMR 추가 건설 방향을 담아낼 전망이다. 최종안에는 '2050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한 에너지 믹스와 분산형 전력망 구축 계획 또한 반영할 방침이다.
이준희 기자 jhlee@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