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홍배 의원, 법률안 곧 발의
노동부 산업안전과학원 설립
안전기술 개발 국가책무 명시

고용노동부 산하 국립산업안전과학원(가칭) 설립을 골자로 한 근거법인 '산업안전 연구개발(R&D) 법' 제정이 추진된다. 반복되는 산업재해 구조적 원인으로 지적돼 온 연구기능 부재를 제도적 명문화로 바로잡는다.
박홍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산업안전 분야 R&D를 국가 책임으로 명문화하는 '산업안전기술개발 및 지원에 관한 법률안'을 곧 발의한다고 25일 밝혔다.
본지가 파악한 내용에 따르면 해당 법안은 고용노동부를 산업안전기술 개발 컨트롤타워로 규정하고, 산업안전 기술개발을 국가 책무로 명시했다. 고위험 공정·신산업 분야 안전기술, 인공지능(AI)·센서·빅데이터 기반 예측기술, 산업안전 장비·시스템의 성능검증·표준화 등 산업안전기술개발사업을 체계적으로 추진하는 내용도 담고 있다.
노동부 산하 국립산업안전과학원을 설립도 주요 내용이다. 신설 기관은 산업안전 기준·시험방법·인증 기준을 과학적으로 검증하고 표준화하는 역할을 전담할 전망이다. 동시에 별도의 전문기관을 지정해 산업안전 R&D 사업의 기획·관리·평가·성과확산을 맡기는 이중 구조를 구축한다.
박 의원은 “산업안전 R&D를 행정의 부속이 아니라 사람을 살리는 국가 과학으로 전환해야 한다”며 “노동부가 이제는 책상 위 규제에만 머물지 말고, 현장의 위험을 기술로 해결하는 주무부처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법안은 박 의원이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산업안전 정책의 방향을 행정에서 과학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지적한 이후, 노동부와의 논의를 거쳐 마련됐다. 그동안 노동부에는 산업안전 분야를 전담하는 자체 연구조직과 R&D 예산이 부재했다. 올해는 정부 예산안에 처음으로 산업안전 R&D 예산 15억원이 반영됐다.
노동부는 1980년대까지만 해도 국립노동과학연구소를 운영하며 산업재해 원인 분석, 안전기준 개발, 안전장비 성능 검증 등을 수행해 왔다. 연구소 폐지 이후 관련 기능은 산하기관으로 분산됐고, 현재 노동부 조직 내에는 산업안전 이슈를 직접 연구·검증하는 조직이 없다.
이는 다른 정부 부처가 안전 관련 전담기관을 두고 있는 것과도 비교된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국립환경과학원과 화학물질안전원을 소속기관으로 두고 정책·연구·기준을 하나의 체계로 운영하고 있다. 연구기관이 직접 과학적 근거를 생산하고, 이를 토대로 법과 기준을 만들며 정책을 보완한다. 산업통상부 역시 국가기술표준원과 산업기술평가관리원을 통해 정책과 기술개발, 표준과 인증을 연계한다.
최근 산업안전 관련 사고가 빈번해 안전기술 개발 요구가 커진 상황이다. 지난해 3분기까지 재해조사 대상 누적 사고사망자는 457명(440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명(3.2%) 증가했다. 4분기에도 울산화력발전소 해체작업 중 붕괴사고로 7명이 사망했고, 광주대표도서관 붕괴로 작업자 4명이 숨진 바 있다.
박 의원은 “정부가 '산재와의 전쟁'을 선포했지만 중대재해가 멈추지 않고 있다”면서 “노동부가 연구하지 않고 기술을 축적하지 못하는 구조에서는 산업재해가 통계로만 관리될 뿐 줄어들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준희 기자 jhlee@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