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여당과 야당이 한·미 관세 협상의 결과와 대미 투자펀드 법제화, 국회 비준 여부를 두고 맞섰다.
정부·여당은 외환시장 충격을 최소화한 '합리적 합의'라고 평가하며 입법 절차를 통한 후속 조치를 예고했지만, 야권은 '국익을 저해한 불공정 협상'이라며 국회 비준을 통한 재검토를 요구했다.
강승규 국민의힘 의원은 4일 국회 운영위원회 종합감사에서 “미국에 매년 200억달러(약 30조원)를 현금 투자하는 것은 매국 협상”이라며 “우리 제조업에 공황이 올 수 있다”고 비판했다. 한·미 관세 협상의 핵심 합의사항인 대미 펀드 투자 방식과 관련해, 연간 200억달러 한도를 문제 삼은 것이다.
강 의원은 또 조지아주 한국인 노동자 구금 사태와 캄보디아 인질 사건을 언급하며 “정부가 외교·통상 현안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날 운영위 종감에 출석한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들은 한·미 협상에 '다중 안전장치'를 마련했다고 반박했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대미 투자펀드 상한액을 연간 200억달러로 설정한 데 대해 “150억~200억달러는 외환시장에 충격이 없는 금액”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은행과 면밀히 분석했고, 4200억달러 규모 외환보유액과 외평기금 자산을 감안하면 충분히 대응할 수 있는 수준”이라며 “투자금은 상업적 합리성이 담보된 곳으로 한정했다”고 강조했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미국과의 관세 협상 타결로 우리 경제의 불확실성을 완화하고, 새로운 성장과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또 한·미 통상·안보 협의 결과를 담은 '조인트 팩트시트(JFS)' 발표 시점과 관련해 “이번 주를 넘기지 않을 것”이라며 “관세 협상뿐 아니라 외교·안보·에너지 등 다부처 사안으로 조율이 막바지 단계”라고 밝히기도 했다.
한·미 합의의 국회 비준 여부를 둘러싼 여야 간 갈등도 깊어지고 있다.
정부는 관세 협상 양해각서(MOU)가 헌법상 '조약'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 국회 비준 절차를 거칠 필요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이에 정부·여당은 '대미투자특별법'을 제정해 관련 절차를 입법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민주당은 해당 법안을 11월 중 최우선 과제로 처리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강 실장도 이날 “국익 앞에 여야가 따로 없다”며 “대미투자특별법 논의 시 국익을 최우선으로 검토해달라”고 당부했다.
야권은 이에 반발하며 한·미 관세 협상 결과의 국회 비준을 쟁점화했다.
최보윤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국민 세금을 투입하겠다는 결정을 해놓고 그 검증과 책임은 생략하겠다는 것”이라며 “3500억달러 규모의 협정을 국회 비준 없이 추진하는 것은 위헌적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합의문과 팩트시트, 서명 문서 등은 단 하나도 공개되지 않았다”며 “종이 한 장 없이 '믿어 달라'는 말만 반복하는 것이 과연 책임 있는 국가 운영이냐”고 꼬집었다.
김성열 개혁신당 수석최고위원도 “국운이 달린 협정을 깜깜이로 밀어붙이겠다는 것은 국민을 무시한 날치기 통과 선언에 다름없다”며 “정부는 즉각 한·미 관세 협의 MOU를 국회에 제출하고, 협상 내용을 국민 앞에 공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최호 기자 snoop@etnews.com, 최기창 기자 mobydic@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