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획] 김상부 세계은행 부총재 “디지털 기술은 지속 가능한 발전 이끄는 열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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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부 세계은행 디지털전환 부총재

“디지털 기술은 지속 가능한 발전과 포괄적 개발을 이끌 수 있습니다. 개발도상국 등 세계 모든 나라가 디지털 도구를 활용해 성장과 삶의 질 향상을 이룰 수 있도록 디지털 격차를 줄여 나간다면, 인류의 새로운 번영을 가져올 수 있을 것입니다.”

세계적인 불확실성이 가중되는 시대다. 한국과 같은 선진국도 위기를 우려하고 있지만, 경제 불황과 혼란의 타격은 개발도상국과 저개발국가에 직격탄이 될 수 밖에 없다.

김상부 세계은행 디지털전환 부총재는 “디지털화는 우리 시대의 변혁적 기회”라고 강조했다. 코로나 펜데믹 기간 신뢰도 높은 디지털 시스템을 보유한 국가는 3배 더 많은 인구를 지원할 수 있었다. 세네갈에서 3G 보급이 확대되면서 극빈층 비율이 10% 감소했다. 디지털 전환을 통한 국가간 디지털격차 해소는 세계적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열쇠가 될 수 있다는 진단이다.

김상부 세계은행 부총재는 한국이 1955년 세계은행에 가입한 이후 최고위직에 오른 한국인이다. 한국은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으로 진입하는 과정에서 초고속인터넷망 구축 등 정보화가 큰 역할을 했다. 세계은행은 한국의 디지털전환 성공경험을 확보하기 위해 그를 신설한 디지털전환 부총재로 선택했다.

전자신문은 김상부 디지털전환 부총재와 신년 특별인터뷰를 통해 위기 극복을 위한 세계적인 디지털 경제 기반 구축의 필요성과 과제를 짚어봤다.

-세계은행 디지털 전환 담당 부총재로서 역할은 무엇인가.

▲디지털부총재로서 활동의 목표는 AI, 데이터, 디지털 인프라와 같은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개발 성과를 창출하는 것이다. 한마디로 세계 국가의 번영을 위해 필요한 디지털 기반을 구축하도록 돕는다. 인터넷 연결을 위한 통신망 설치, 데이터 인프라 및 사이버 보안 시스템 강화, 디지털 정부 서비스 발전 전략을 개발한다. 궁극적으로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에서 모든 정부와 기업, 개인이 기회를 창출하고 번창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데 초첨을 맞추고 있다.

-선임 과정이 치열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 본인의 어떤 경험이나 전문성을 강조했는지.

▲옛 정보통신부와 방송통신위원회, LG유플러스와 구글에서 근무했다. 정부와 통신사, 플랫폼기업, 한국과 글로벌기업에서 골고루 경력을 보유했다. 기술과 공공정책, 민간 혁신의 교차점에서 경력을 쌓은 점을 강조했다. 그동안 국가 정보통신기술(ICT) 계획을 정부와 함께 개발하거나 기업 내 디지털 전략 수립 등 공공과 민간을 아우르며 많은 디지털 정책 분야를 경험했다. 이를 통해 디지털 전환이 건전한 전략과 포용성을 기반으로 성장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을 체감할 수 있었다. 세계은행이 이같은 점을 높이 평가해 부총재로 임명한 것으로 본다.

-지난 7월 세계은행 부총재로 선임된데 이어 9월 공식 취임한지 4개월이다. 조직 내 최고위직 한국인으로서의 경험과 소감을 공유하자면.

▲몇 달 동안 많은 영감을 받았고 겸손해야 함을 체감했다. 세계은행에서 공공기관, 민간기업, 시민사회 등 다양한 주체들을 하나로 모아 협력하는 힘을 목격했다. 복잡한 환경 속에서도 성과를 내기 위해 함께 노력하는 동료들의 에너지와 헌신에도 깊은 감명을 받았다. 한국처럼 수십 년간 놀라운 디지털 전환을 이룬 국가 출신으로 이 역할이 주는 책임과 기회를 잘 알고 있다. 디지털 기술은 지속 가능한 발전과 포괄적 개발을 이끌 수 있다. 각국이 디지털 도구를 활용해 성장과 삶의 질 향상을 이룰 수 있도록 지원하는 데 전력을 다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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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부 세계은행 디지털전환 부총재

-디지털 전환은 왜 중요한가.

▲디지털화는 우리 시대의 변혁적 기회다. 병원, 학교, 에너지, 농업과 같은 개발을 지원하는 핵심 서비스는 모두 연결성과 데이터에 기반을 둔다. 이러한 연결을 뒷받침하는 것이 디지털 인프라와 플랫폼이다. 개발도상국이 번영하려면 이같은 인프라에 쉽게 접근 가능하고 경제적이며 안전해야 한다. 하지만 전세계 인구의 약 3분의 1인 26억명은 인터넷에 접속하지 못하는 등 여전히 디지털 격차가 큰 장벽으로 남아 있다. 디지털전환을 통해 국가간 디지털 격차를 해소하는 일이 개발도상국과 선진국간 경제·사회 격차를 해소하는 중요한 열쇠가 될 수 있다.

-세계은행이 글로벌 디지털 전환을 촉진하기 위해 추진하는 정책과 이니셔티브는 무엇인가.

▲디지털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세계은행은 100개 이상 국가와 협력해 디지털 인프라에 투자하고 접근성을 확대하고 있다. 디지털 정부 서비스를 발전시키면서 기술 고도화와 사이버 보안과 데이터 프라이버시도 강화하고 있다. 세계은행의 디지털 대출 포트폴리오는 50억달러(약 7조3000억원)를 초과한다. 디지털 기술을 기반으로 개발도상국 경제발전을 촉진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여준다.

-디지털 전환을 이끄는 주요 기술과 트렌드를 꼽자면.

▲AI와 데이터 혁명이다. 이같은 기술은 전례 없는 속도로 경제를 변화시키고 있다. 또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 공유 플랫폼과 견고한 사이버 보안 조치와 같은 강력한 기반 시스템이 없다면 빈곤한 국가들은 더욱 뒤처질 위험이 있다. 세계은행은 국가들이 데이터 보호 모범 사례를 채택하고 디지털 시스템에 대한 신뢰를 높이는 기관을 구축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은 공정하고 안전한 디지털 진전을 위해 필수적이다.

-세계은행이 주요 국가들의 디지털 전환을 지원한 모범 사례를 소개하자면.

▲디지털 도구는 서비스 지속성을 유지하고 투명성을 개선하며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해 빈곤과 불평등을 줄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일례로 지난 코로나 팬데믹 기간 동안 디지털 데이터베이스(DB)와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 공유 시스템을 보유한 국가는 현금 지급 프로그램을 통해 3배 더 많은 사람을 지원할 수 있었다. 마찬가지로 세네갈에서 3G 보급이 확대되면서 극빈층 비율이 10% 감소한 사례도 있다. 또 다양한 디지털 도구는 재난 대비를 위한 조기 경보 시스템을 개선해 기후 변화 문제를 해결하는데도 기여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혜택을 달성하려면 디지털 격차를 해소해야 한다. 2030년까지 전세계에 보편적 광대역 인터넷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약 4280억달러(약 624조7500억원)의 투자가 필요하다고 추산된다. 세계은행은 정부, 민간 부문 파트너, 시민사회와 협력해 디지털 기회를 모든 사람이 누릴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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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 - 주요 디지털전환 사례

-개발도상국의 디지털화 영향을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은.

▲국가 개발에 있어 디지털화의 영향을 극대화하기 위해 세 가지 우선 과제에 집중하고 있다. 디지털 격차 해소와 디지털 데이터 인프라 강화 및 보호, 다양한 분야에서의 디지털 전환을 통합하는 것이다.수십억 명이 여전히 인터넷에 접속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보편적인 인터넷 접근과 디지털 기술을 보장하기 위한 노력을 가속화해야 한다. 국제연합(UN) 지속가능발전 목표인 3분의 2 이상이 디지털 기술을 통해 직접적 혜택을 받을 수 있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성장에서 소외될 위험이 있다.

-데이터 관리 역량과 통합의 중요성은.

▲개발도상국은 증가하는 데이터 수요를 관리할 역량이 부족한 게 현실이다. 사이버 위협이 성장을 방해할 수 있다.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디지털 시스템을 발전시키면 안전한 거래를 가능하게 하며 경제적 기회를 열어줄 수 있다. 일례로 개발도상국이 사이버 사고를 줄이면 10년내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1.5% 증가할 수 있다. 다양한 분야의 디지털 전환 통합도 중요하다. 금융 포용을 확대하는 모바일 뱅킹부터 교육과 농업을 개선하는 온라인 도구에 이르기까지 이러한 솔루션은 사람들에게 힘을 실어주고 기회를 창출할 수 있다.

▲디지털 전환 선도 경험이 있는 한국의 역할도 있을까.

-특히 한국과 같은 디지털 모범국 사례를 포함해 학습과 지식 공유는 다른 국가들이 검증된 솔루션을 자체 상황에 맞게 적용하고 성장을 가속화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 월드뱅크의 사명(使命)은 분명하다. 디지털 전환이 세계 모든 사람에게 실질적이고 지속 가능한 혜택을 제공할 수 있도록 각국과 협력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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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부 세계은행 부총재가 세계은행 주최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O...김상부 세계은행 디지털전환 부총재는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하버드대학교 캐네디스쿨에서 행정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행정고시(40회)에 합격해 1997년 옛 정보통신부에서 관료 생활을 시작해 방송통신위원회, 대통령실 등을 거쳤다. 이후 LG유플러스, 구글 컨슈머 공공정책 아시아·태평양 총괄 등을 역임하며 공공과 민간기업, 인프라와 플랫폼기업을 교차하는 경력을 쌓았다.

김 부총재는 우리나라가 1955년 세계은행에 가입한 이후 처음으로 최고위직인 부총재에 선임된 한국인이다. 디지털전환 부총재로서 개발도상국의 디지털 인프라와 사이버 보안 등 디지털 기반을 통해 경제발전을 촉진하는 정책을 이끄는 역할을 맡았다. 우리나라가 글로벌 디지털 리더국가로서의 위상과 역할을 강화하는데 기여할 예정이다.


박지성 기자 jisung@etnews.com, 박준호 기자 junho@etnews.com, 남궁경 기자 nk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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