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내년부터 중소 알뜰폰(MVNO) 전파사용료를 90% 감면하기로 하면서 연간 210억원 규모의 부담이 덜어질 전망이다. 그러나 감면분이 요금 인하로 이어질 제도적 장치가 없는데다 단순 재정 지원만으로는 시장 체질 개선이 어렵다는 우려도 나온다. 업계 자구 노력과 더불어 질적 성장을 위한 육성책이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19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중소 알뜰폰이 전액 부과시 부담해야 할 전파사용료는 연간 약 235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본지가 정부와 업계 자료를 바탕으로 추산한 결과, 알뜰폰 가입자당 전파사용료는 연평균 4685원으로, 중소 사업자 회선 약 500만개에 적용한 규모다. 내년부터 부과율이 10%로 낮아지면 납부액은 23억원 수준에 그쳐 약 210억원의 경감 효과가 발생한다.
전파사용료는 전파를 이용하는 대가로 통신사업자가 부담하는 비용이다. 중소 알뜰폰사는 지난해 80%, 올해 50% 감면을 받아왔으며 내년 종료될 예정이었다. 실제 올해 상반기 알뜰폰의 전파사용료 징수액은 작년 동기대비 35억6000만원 늘었다.
그러나 중소 알뜰폰사 적자 해소와 물가 상승에 따른 가계통신비 부담 완화를 위해 내년부터 3년간 90% 감면으로 방향을 틀었다. 전파사용료가 중소 알뜰폰 매출의 약 2.4%를 차지하는 만큼 즉각적 지원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관건은 감면액이 소비자 요금 혜택으로 환류될지 여부다. 감면분을 요금 인하에 쓸지 수익성 보전에 쓸지는 사업자 선택에 달렸다. 정부도 이번 감면으로 중소 알뜰폰사의 원가 부담이 완화돼 요금 인하 여력을 확보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면서도, 요금 인하를 강제할 수단은 없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대신 전파법 시행령 개전 이전에 알뜰폰 사업자 간담회를 열고 감면에 따른 요금 인하 계획을 제출받아 검토할 계획이다. 계획이 미흡하면 보완을 요구하는 방식으로 소비자 혜택 강화를 유도한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그동안의 전파사용료 감면분도 사실상 요금 경쟁 재원으로 사용돼 적자를 보는 사업자가 상당수였다”면서 “이번 조치로 재무 개선이 이뤄질 수 있는 만큼, 사업자들도 요금 인하로 이어질 수 있게 노력하겠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재정 지원이 단순 영세 알뜰폰 사업자의 연명책에 그쳐선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번 감면은 3년 한시 조치로, 이후 기획예산처 협의를 거쳐 연장 필요성을 재검토한다. 기간 내 인수합병(M&A)을 통한 규모의 경제 확보와 설비 투자 등 자생력을 갖추지 못하면 부과율 논의가 재점화될 수 있다. 과기정통부는 풀MVNO 육성 등을 담은 알뜰폰 종합 대책을 내달 발표할 예정이다.
박준호 기자 junho@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