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성장 사다리 된 '서울형 R&D', 사업화까지 잇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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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이 16일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2026 서울테크서밋 포럼'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윤주경 FITI시험연구원장, 김현우 서울경제진흥원 대표, 이다인 서울테크서밋 운영위원장, 오세훈 서울시장, 윤동섭 연세대 총장, 강병준 전자신문 대표, 유혁 고려대 특임교수. (서울시 제공)

20년 동안 서울의 혁신을 이끌어 온 대표 연구개발(R&D) 지원 정책인 '서울형 R&D'가 단순 기술개발 지원사업을 넘어 기업 성장과 투자, 실증, 사업화를 연결하는 개방형 혁신 플랫폼으로 진화한다. 병원·대학·투자기관·대기업을 하나의 생태계로 연결하며 기술개발부터 사업화, 글로벌 진출까지 지원하는 기술사업화 모델을 만든다.

19일 서울시에 따르면 최근 5년(2020~2024년) 서울형 R&D 지원을 받은 기업들은 매출 5389억원(누적), 투자유치 4673억원, 일자리 6035개 창출 성과를 냈다.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지원기업 23곳이 코스닥에 상장했다.

서울형 R&D는 지난 20여 년간 4500여 건의 기술개발 과제를 지원해온 서울시 대표 혁신기술 기업 지원사업이다. 올해도 425억원 규모로 195개 과제를 지원하며 AI·바이오 등 미래산업 경쟁력 강화와 기술사업화를 뒷받침하고 있다. 20년간 누적 투자 규모는 9061억원이다.

서울형 R&D 협의체에는 현재 263개 기업과 기관이 참여하고 있으며, 올해 신규 선정기업 162개사도 순차적으로 합류할 예정이다. 서울형 R&D 협의체에 참여하는 263개 회원사(기업 255곳, 기관 8곳)의 지난해 합계 매출은 4969억원을 기록했다. 수출 금액은 590만달러(약 87억원), 누적 투자 유치 금액은 1조1987억원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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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형 R&D 최근 5개년(2020~2024) 경제적 성과 (*상장 실적은 2022~2025년 기준)

서울시는 기존 전략산업별 분과 중심으로 운영하던 '서울테크밋업'을 올해 '서울테크서밋'으로 확대 개편했다. 기업과 대학, 병원, 투자기관을 연결하는 개방형 혁신 플랫폼으로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지난 16일 열린 '2026 서울테크서밋 포럼'은 이러한 변화의 출발점이다. 서울시는 서울경제진흥원(SBA), 연세대와 함께 포럼을 개최하고 서울형 R&D를 AI·바이오를 비롯한 미래산업 전반의 오픈이노베이션 플랫폼으로 확대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기존에는 연구개발 자금 지원이 중심이었다면 앞으로는 병원과 대학, 투자기관, 대기업을 연계해 사업화와 글로벌 진출까지 이어지는 선순환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이다인 서울테크서밋 운영위원장(에이럭스 대표)은 “공공 R&D는 개별 기업 지원을 넘어 기업 간 협력과 시장 진출까지 이어지는 플랫폼이 돼야 한다”며 “서울테크서밋도 단순 네트워킹을 넘어 사업과 성장을 지원하는 협의체로 전면 개편된다”고 말했다.

서울형 R&D는 이번 개편을 통해 △사업 브랜드 정체성 확립 △회원 관리 체계 강화 △'올인원 사업화 지원체계' 구축 등 세 가지 축으로 운영된다. 협의체 참여기업에는 △대·중견기업 매칭 △공인인증시험기관 연구지표 진단 △규제 애로 해결 △전문가 컨설팅 △투자 연계 등 지원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또 AI·바이오·전략산업·미래산업·정책 등 5개 분과를 중심으로 상시 협력 체계도 가동한다.

김현우 서울경제진흥원 대표는 “서울은 세계적 수준의 임상 역량과 AI·바이오 기술이 어우러진 융합 혁신에 최적화된 도시”라며 “이번 포럼을 계기로 기업과 병원, 투자기관이 서로의 성장을 견인하는 개방형 혁신 생태계를 굳건히 조성해 미래 신성장동력을 선점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플리토 “서울형 R&D로 키운 AI 통역…구글·AWS도 선택”

플리토는 서울형 R&D 지원을 계기로 개발한 AI 기반 다국어 통·번역 서비스 '라이브 트랜슬레이션'을 글로벌 시장에 안착시켰다.

회사는 과제를 수행하며 발표자별 음성·전문용어 데이터를 사전에 학습하는 AI 통역 기술을 고도화했다. 연세대·중앙대 등과 협력해 데이터를 수집·정제·증강하며 컨퍼런스 현장에서 정확도를 높였다. 현재 구글, AWS, IBM, 메타 등 여러 빅테크 기업들이 글로벌 행사에 플리토 솔루션을 쓰고 있다.

이정수 플리토 대표는 “서울형 R&D를 통해 기술을 검증하고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수 있었다”며 “AI 통역은 단순 번역이 아니라 한국의 의료·MICE 산업 경쟁력을 높이는 핵심 인프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디앤라이프 “AI가 암 병기 판정…휴먼에러 줄이고 의료자원 절감”

서울아산병원 의료진이 설립한 디앤라이프는 지난해 서울형 R&D 바이오·의료 분야 사업에 참여해 영상·의무기록·수술기록 등 비정형 의료데이터에서 핵심 정보를 자동 추출하고 AI 기반 암 병기(TNM) 자동 판정과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AI 의료 솔루션 사업화를 추진하고 있다.

김태원 디앤라이프 대표(아산생명과학연구원장)는 “현재 암 병기 판정은 의료진마다 해석 기준이 조금씩 달라 10~15% 수준의 휴먼에러가 발생한다”며 “AI가 반복적인 데이터 입력과 분석을 담당하면 의료진은 판단과 검증에 집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솔루션은 개념검증(PoC) 단계에서 병기 판정 정확도 98%를 기록했고, 기존 약 40분이 걸리던 분석 시간을 1분 수준으로 단축했다. 현재 서울아산병원에서 실증을 진행 중으로, 올해 확증 임상시험을 거쳐 의료기기 인허가를 획득한 뒤 사업화에 나설 계획이다.


정현정 기자 ia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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