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지하철 참극… 과테말라 출신 이주민 “잠든 승객에 불 지르고 지켜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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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 지하철에서 발생한 방화 사건 용의자 과테말라 출신 이주민 세바스찬 자페타. 자신의 범행 현장을 지켜보고 있는 모습. 사진=뉴욕경찰(NYPD)/뉴욕포스트 캡처

미국 뉴욕 지하철에서 한 남성이 잠들어 있는 승객의 코트에 불을 붙이고 열차 밖에서 태연히 이를 구경해 지역 사회를 경악시켰다.

22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뉴욕경찰(NYPD)는 이날 오후 열차 살인사건 용의자로 과테말라 출신 이주민 세바스찬 자페타를 검거했다고 밝혔다.

사건은 이날 오전 7시 30분경 코니 아일랜드-스틸웰 애비뉴 역으로 향하던 지하철 열차 안에서 발생했다. 열차 안에서 잠든 여성에게 접근한 한 남성이 라이터로 여성의 옷에 불을 붙이고 열차 밖으로 빠져나간 사건이다.

당시 2인 1조로 역사 안을 순찰 중이던 경찰관들이 타는 냄새를 맡고 현장으로 달려갔다. 열차 출입구 근처에서 불에 휩싸인 피해자를 확인한 경찰관은 곧바로 소화기를 가져와 진화했으나 피해자는 결국 그 자리에서 사망했다.

진화 작업을 위해 현장에 있는 사람들을 통솔하던 한 경찰관 보디캠에 용의자의 모습이 포착됐다. 그는 화재 현장 바로 앞 플랫폼 벤치에 앉아 자신의 범행으로 죽어가는 피해자를 태연히 '구경'하고 있었다.

그가 용의자라는 사실을 모르는 경찰관이 '진화 작업을 벌여야 하니 옆으로 빠져달라'고 요청하자 벤치에서 일어나 사라졌다.

이후 용의자를 확인한 경찰이 인근을 수색했으나 용의자는 이미 다른 열차에 탑승해 사라진 뒤였다. 하지만 보디캠에는 용의자 모습이 정확히 촬영됐다. 경찰은 범행 당시 그가 입고 있던 회색 후드 티셔츠, 모직 모자, 페인트가 묻은 바지 등 인상착의와 함께 보디캠 영상 캡처를 내걸고 공개 수배했다.

이날 밤 고등학생들의 신고로 용의자 세바스찬 자페타가 경찰에 체포됐다. 체포 당시 그의 옷 주머니에서는 방화에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라이터가 발견됐다.

NYPD 교통국장 조셉 굴로타는 피해자와 용의자가 살인 사건 전 서로 아는 사이가 아니었을 것이라고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아직 여성의 신원이 확인되지 않아 정확한 내용은 추가 조사를 통해 확인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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