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인공지능(AI) 기업 루닛은 올해 3분기 매출은 167억 70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2억 6700만원과 비교해 413.4% 증가했다고 13일 밝혔다. 이 중 해외 매출은 152억 6800만원으로 전체 매출의 91%를 차지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성장세를 이어갔다.
영업손실은 164억 34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7% 늘어났다. 다만 볼파라 인수 관련 일회성 비용이 정리되고 통합 효율화가 진행되면서 직전 분기 대비 영업손실은 17.6% 개선됐다.
루닛은 지난 5월 인수 완료한 자회사 '볼파라 헬스(이하 볼파라)'의 실적이 처음으로 전체 기간 반영되며 시너지 효과가 본격화됐다. 특히 구독 기반의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매출이 전체의 97%를 차지해 안정적이고 예측할 수 있는 수익 기반을 구축했다.
또 볼파라가 보유한 북미 시장에서의 세일즈 네트워크와 루닛의 AI 제품이 원활하게 통합 중이다. 4분기부터는 통합 마케팅 및 제품 크로스셀링에 적극 돌입해 북미 시장 공략이 더욱 탄력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에서도 주목할 만한 성과가 이어졌다. 3분기 누적 국내 매출은 43억 500만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62.6% 증가했다. 이는 주로 흉부 엑스레이 AI 영상분석 솔루션 '루닛 인사이트 CXR'이 보건복지부 고시를 통해 '혁신의료기술'로 지정돼, 올해 3월부터 해당 솔루션을 도입한 전국 의료기관에서 비급여 진료가 가능해진 결과다.
루닛은 올해 4분기 실적부터 유방촬영술 AI 영상분석 솔루션인 '루닛 인사이트 MMG'의 비급여 진료 확대 효과도 반영될 것으로 기대한다. 루닛 인사이트 MMG는 지난 8월 보건복지부 고시를 통해 '신의료기술평가유예' 제품으로 지정돼 루닛 인사이트 CXR과 마찬가지로 의료 현장에서 비급여 청구가 가능하다.
루닛은 3분기까지 누적 연결재무제표 기준 매출액은 341억 40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6억 8300만원 대비 73.4% 증가한 수치라고 밝혔다. 이 가운데 누적 해외 매출은 298억 3500만원으로, 전체의 87.4%를 차지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75.1% 증가한 수치다. 루닛의 핵심 제품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높은 경쟁력을 갖고 있음을 지속 보여주는 결과다.
루닛의 대표 제품인 '루닛 인사이트'는 글로벌 의료AI 솔루션의 상용화를 선도하며 현재 기준 전 세계 55개국, 4500곳 이상의 의료기관에서 활용되고 있다. AI 바이오마커 플랫폼 '루닛 스코프'는 3분기 누적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15% 성장했다. 주로 글로벌 제약사들의 연구분석 의뢰 용역이 증가한 데 따른 것이다.
현재 루닛은 글로벌 빅파마 포함 다수의 글로벌 제약사와 연구용 제품 출시 등 협력 방안을 논의 중이다. 연내 또는 내년 1분기 이내에 유의미한 계약성과 공개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서범석 루닛 대표는 “볼파라와 성공적인 통합으로 안정적 수익 구조를 확보했을 뿐 아니라, 루닛 인사이트의 글로벌 도입 확대와 루닛 스코프의 매출 확대까지 모든 사업 부문에서 확실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라며 “올해 4분기와 내년에는 볼파라와 시너지가 더욱 강화되고, AI 바이오마커 분야에서 글로벌 선도 제약사들과의 협력도 예정돼 있어 강력한 성장 모멘텀을 가져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혜영 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