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업 탈퇴 내건 삼성바이오 상생노조, '집행부 이권 강화' 규약 개정에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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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로직스 4공장 전경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생노동조합(상생노조) 집행부가 삼성그룹 초기업 노동조합 탈퇴와 독자 노조 전환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대의원회와 조합원의 재정 감시 권한을 무력화하고 집행부 이권을 강화하는 독소 조항이 대거 들어간 규약 개정안을 발의해 논란이 일고 있다. 재정 집행 권한을 임원진이 독점할 수 있어 노조 민주주의를 후퇴시키고 집행부의 사적 이익을 우선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상생노조 집행부는 오는 16일부터 18일까지 사흘간 총회를 개최한다고 공지했다. 총회 주 안건으로는 초기업 노조 탈퇴와 독자 노조 전환을 제시했다.

일부 조합원은 탈퇴 안건 뒤에 숨은 '규약 개정안' 내 독소 조항을 주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상생노조 집행부가 내놓은 개정안은 생계비 지원 범위와 구체적인 절차를 집행위원회 의결만으로 결정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노동조합은 조합비나 기금 용처를 정할 때 부정 지출을 막기 위해 의결 기구인 대의원회 심의를 거치거나 전체 조합원 의견을 수렴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상생노조는 생계비 지원 범위와 구체적인 절차를 임원 의결로 결정할 수 있다. 내부 견제 장치가 무력화돼 집행부가 임원진 편익에 따라 조합비를 지출하더라도 이를 제지할 방법이 없다.

개정안은 제28조3항(회계) '투쟁기금 적립 및 긴급 재정조치' 조항을 신설하면서, 해당 기금의 설정·운용 권한 역시 대의원회가 아닌 집행위원회 의결 사항으로 귀속시켰다. 조합원 권익과 직결되는 긴급 재정 조치나 대규모 기금 조성 등 중대 사안이 최고 의결 기구인 대의원회 심의 없이 임원 소수가 결정할 수 있는 셈이다.

개정안이 알려지자 상생노조 내부에서는 집행부가 '독립 노조 설립'이라는 명분을 앞세워 권한을 독점하려 한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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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직원이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게시한 상생노조 비판 글.(출처=블라인드)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서 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직원은 “홈페이지에 공개된 규약 개정안 제21조(임원의 신분보장) 내용을 보면 변호사비, 벌금, 과태료 지원까지는 이해하지만 '생계비'는 왜 포함됐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현재 회계 상태를 고려할 때 생계비 지급 기준이 집행위원회 자의적 판단으로 책정될 우려가 크다”면서 “민주적 노조를 표방하더니 결국 집행부 장기독재 체제를 구축하려는 것 아니냐”며 불만을 표출했다.

한 노동계 관계자는 “초기업 노조 탈퇴라는 거대 명분을 불투명한 재정 권한 집중 도구로 활용하는 것은 전형적인 노조 민주주의 역행”이라면서 “이번 개정안이 강행되면 조합 내부의 강한 반발은 물론 상생노조 집행부가 향후 대외적인 도덕성과 신뢰도 면에서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송윤섭 기자 sys@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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