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안보 위협이 사이버전을 병행하는 하이브리드 양상을 띠는 가운데 한국이 부처별 개별 대응 위주로 이뤄져 전략적 대응 체계 마련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이 최근 '하이브리드 위협 대응을 위한 정책 고려사항'을 주제로 한 이슈 브리프를 발간했다.
하이브리드 위협은 전통적 군사적 공격과 함께 사이버 공격·정보전 등 비군사적 수단을 결합한 복합적 위협을 말한다. 2000년대 이후 사이버전 중요성이 커지면서 전쟁 방식도 '하이브리드 전쟁'으로 변모했다. 하이브리드 전쟁 서막을 알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부터 최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까지 사회 혼란을 야기하고 정부의 의사결정을 방해하는 등 사이버 활동이 주요 위협으로 떠올랐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보고서는 북한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가짜계정을 통해 군 관련자들을 대상으로 국내 방산비리 관련 가짜뉴스를 집중적으로 배포해 정부 신뢰도 저하와 사회 혼란을 부추긴 사례가 있다고 지적했다. 북한이 6월 체결한 북러 신조약도 사이버·과학기술분야 등에서 긴밀한 협력을 명시하는 등 북한발 사이버위협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하이브리드 위협에 대응하고 나섰다. 국가정보원은 지난해 하반기 중국의 언론홍보업체들이 국내 언론사로 위장한 홈페이지를 만들어 친중·반미 성향의 콘텐츠를 유포한 정황을 포착하고 차단 조치를 한 바 있다. 나아가 올해 2월 국가 사이버안보 전략에서 영향력 공작을 국가위협으로 식별했으며, 후속 조치로 지난달 발표된 국가 사이버안보 기본계획에서 사이버공간의 국론 분열과 사회혼란을 유발하는 '허위정보'에 대한 대응 기반 마련 등을 명시했다.
다만 아직 각 부처가 개별적으로 하이브리드 위협에 대응하고 있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된다.
보고서는 하이브리드 위협은 다양한 분야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기에, 군사·외교·경제·법집행기관·정보 등 분야별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통합적 대응 기구를 꾸려 대응할 것을 제언했다.
또 효과적 대응을 위해 국가 간 협력을 강화하고, 하이브리드 위협의 주요 목표가 사회 불안 조장인 만큼 교육 캠페인, 미디어 리터러시 향상 프로그램, 허위 정보에 대한 교육 등을 통해 사회적 의식과 회복력을 높이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조재학 기자 2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