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주요 사이버보안 기업들이 손잡고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통합 보안 솔루션을 내놓는다. 국내 기업 역량을 한데 모아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는 게 목표다.
9일 정보보호산업계에 따르면 지니언스, 로그프레소, 수산아이앤티(수산INT), 샌즈랩 등 국내 주요 사이버보안 기업 10개사가 '확장형탐지·대응'(XDR) 솔루션 개발에 의기투합했다.
XDR는 엔드포인트·네트워크 등 영역별 탐지·대응을 하나의 플랫폼으로 통합, 사이버 보안에 대한 포괄적인 가시성과 대응력을 갖춘 체계이자 제품이다. 가트너는 '여러 보안 솔루션에서 데이터를 자동 수집하고 상관관계를 분석하는 통합보안 사고 탐지·대응 플랫폼'으로 정의한다. XDR 하나로 사이버 위협 '수집-탐지-조사-대응'을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다는 의미다.
글로벌 시장은 XDR로 중심축이 옮겨가는 모양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그랜드 뷰 리서치'에 따르면, 세계 XDR 시장은 2022년 7억5480만달러(약 1조1200억원)에서 2030년까지 34억980만달러(약 5조600억원)로 늘어나, 연평균 20.7%의 가파른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팔로알토네트웍스, 시스코, 트렌드마이크로, 포티넷, 크라우드스트라이크, 트렐릭스, 스텔라사이버 등 글로벌 리딩기업은 앞다퉈 XDR 제품을 출시하며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국내 기업들이 개발하려는 XDR에는 로그프레소 통합보안관제시스템(SEIM) '로그프레소 소나' 등 플랫폼 하에 지니언스의 엔드포인트 탐지·대응(EDR), 네트워크접근제어(NAC), 제로 트러스트 네트워크 액세스(ZTNA) 솔루션, 샌즈랩의 AI 기반 사이버 위협 인텔리전스(CTI) 플랫폼 'CTX'와 네트워크 탐지 및 대응(NDR) 솔루션 'MNX', 수산INT의 보안소켓계층(SSL) 가시성 솔루션, 쿼리파이의 데이터베이스(DB) 접근제어, AI스페라의 CTI 검색 엔진 '크리미널 IP' 등이 담긴다.
여기에 오탐에 따른 경보 피로도를 줄이기 위해 엘에스웨어의 상시보안취약점관리솔루션 '시큐엠에스'도 더해진다. 올해 하반기부터 온·프레미스와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로 나눠 제품마다 순차적으로 추가되며, 내년 상반기 통합 XDR를 출시할 예정이다.
이번 협력은 국내 민간기업 간 자발적 통합 움직임이라는 점에서 고무적이라는 평가다.
미국 보안매체 '시큐리티 위크'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적으로 405건의 사이버 보안 관련 M&A가 진행됐으며, 이 가운데 북미에서만 286건이 발생했다. 점점 더 덩치를 불리고 있는 글로벌 기업과 경쟁하기 위해선 통합 XDR와 같은 해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린다.
조재학 기자 2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