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개발에 필수적인 AI 칩 분포의 글로벌 양극화가 뚜렷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가 이달 초 정리·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옥스퍼드대 연구진은 AI 개발용 그래픽처리장치(GPU) 클러스터가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30여개국에 집중된 것으로 파악했다.
연구진은 AI 시스템을 실행하거나 훈련할 수 있는 물리적 인프라가 없는 국가는 해당 인프라를 보유한 국가의 AI 거버넌스에 종속될 위험이 크다고 지적했다.
옥스퍼드대 연구진은 범용 AI의 발전에 따른 첨단 AI 칩의 지정학적 중요성을 고려해 아마존웹서비스(AWS),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알리바바, 화웨이, 텐센트 등 빅테크의 퍼블릭 클라우드 사업을 조사 대상으로 삼았다. 임대 가능한 GPU 클러스터의 물리적 위치를 바탕으로 AI 칩의 글로벌 분포 현황을 조사했다.
연구진은 세계 각 지역을 AI를 개발할 수 있는 첨단 GPU를 보유한 '컴퓨트 노스(Compute North)', AI 시스템 개발보다는 배포에 더 적합한 구형 GPU 위주로 분포된 '컴퓨트 사우스(Compute South)', GPU가 전혀 없는 '컴퓨트 사막(Compute Desert)'으로 구분했다.
연구 결과, 미국과 중국이 압도적으로 많은 AI 칩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외에도 유럽, 일본, 캐나다, 이스라엘, 호주 등이 컴퓨트 노스에 해당했다.
한국은 첨단 GPU를 보유한 NHN클라우드 등 국내 클라우드 사업자가 조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아 라틴 아메리카 지역과 함께 컴퓨트 사우스로 분류됐다.
세계 대부분 지역은 임대할 수 있는 GPU가 없는 컴퓨트 사막에 해당했다.
중국은 GPU 클러스터를 보유한 지역 수에서 미국을 앞섰다. 그러나 대중국 수출이 제한된 엔비디아의 'H100'과 같은 첨단 GPU를 임대할 수 있는 지역은 미국에 집중됐다.
컴퓨터 사우스 지역은 남반구에 많았다. 컴퓨트 사막 지역은 많은 저소득 국가들이 속해 있다. 이들 국가들은 AI 거버넌스나 개발에 거의 참여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는 AI 인프라 관할권이 없는 국가는 규제 권한이 없어 인프라를 보유한 국가의 거버넌스에 종속될 위험이 크다고 진단했다.
김명희 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