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비평형 양자 동역학 난제 해결…이해 발판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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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영역들의 조대화 동역학. 붉은색/파란색은 각기 스핀 업/다운을 지칭하며, 시간이 지남에 따라 영역들의 크기가 점점 커지는 것을 볼 수 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총장 이광형)은 최재윤 물리학과 교수팀이 극저온 중성원자 양자 시뮬레이터를 이용해 비평형 상태의 양자 물성 변화 보편적 물리 법칙을 확인하는데 성공했다고 27일 밝혔다.

비평형 현상이란, 평형에서 벗어난 상태로, 우리가 일상적으로 자주 마주한다. 커피에 우유를 넣고 섞으면 우유 분자들이 에스프레소와 섞여 카페라테가 되는데, 이렇게 평형을 찾는 과정을 비평형 동역학으로 볼 수 있다.

보편적 물리 법칙은 평형상태에서 액체가 기체로 변하듯 물질의 상이 변화하는 '상전이 현상'에서 찾아볼 수 있다. 상전이가 일어나는 지점을 임계지점이라고 하는데, 이 지점 물성 변화는 입자들의 크기, 밀도, 및 상호작용의 세기 등 물리량에 의존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물에서 관측할 수 있는 액체-기체 상전이 임계점, 자석에서 관측되는 상자성-강자성 상전이 임계점은 서로 매우 다른 계지만, 물성 변화 형태는 동일하다.

이를 가리켜 '상전이점 근처에서 보편성 이 존재한다'고 할 수 있다. 또 물성 변화가 수학적으로 동일한 함수를 따를 때 '같은 보편성 부류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비평형 양자 동역학에서도 상전이 현상과 같이 보편성 및 보편성 부류가 존재함이 약 10년 전에 제기됐으나, 매우 긴 시간 동안 관측해야 하는 실험적 어려움이 있어 검증을 엄밀하게 할 수 없었다.

연구팀은 강한 상호작용을 갖는 '스피너 응집체'를 이용해, 자기 도메인들의 '비평형 조대화 동역학(초기 무수히 많은 자기 영역들이 서로 합해져 영역 크기가 커지는 동역학)'을 매우 긴시간 연구하고, 이를 통해 해당 가설을 검증했다.

연구팀은 조대화 동역학의 동역학적 형태가 다양한 초기 상태와는 상관없이 동일한 수학적 형태를 따르는 것을 보여 보편성을 확인했다. 더 나아가 시스템 대칭성을 바꿨을 때만 동역학 수학적 형태가 바뀌는 것을 확인해, 보편적인 양자 동역학 분류도 가능함을 보였다.

최재윤 교수는 “이번 연구는 중성원자 양자 시뮬레이터가 비평형 양자 동역학에 가설을 검증하는데 활용된 중요 사례며, 향후 고전 컴퓨터가 흉내 내기 어려운 영역에서 비평형 동역학을 연구해 새로운 물리 법칙을 발견하고 싶다”고 밝혔다.

허승정, 권기량, 허준혁 KAIST 물리학과 대학원생 연구원이 참여한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피직스 3월에 표지로 선정됐다.


김영준 기자 kyj85@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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