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택배 시장에 주 7일 배송 전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업계 1위로 올라선 쿠팡에 맞서 CJ대한통운이 주 7일 배송을 개시하면서 경쟁사로 파장이 퍼지는 모습이다. 이른바 '매일 배송'이 물량 수주를 위한 업계 표준이 되면서 각 사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한진은 이르면 이달 중 주 7일 배송을 개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한진 본사에서 일부 대리점에 주 7일 배송을 위한 기본 계획안을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인 시행 계획은 아직 검토 단계다.
이전까지 한진은 수도권 지역에서 외부 물류 대행사에 주말 배송을 맡겨 왔다. 한진 대리점이 합류하면서 주 7일 배송 권역이 전국 광역시 단위로 확대될 전망이다.
결정 배경에는 연초 주 7일 배송을 도입해 호응을 얻고 있는 CJ대한통운이 있다. CJ대한통운에 따르면 지난 1~2월 유치한 신규 고객 중 식품 판매자 비중은 24.7%로 가장 높았다. 생활·건강 부문 판매자 비중이 23.7%로 뒤를 이었다. 매일 이뤄지는 끊김 없는 배송이 소비재 판매자 유입 효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한진이 부분적인 주 7일 배송을 선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전면적인 주 7일 배송은 과도한 비용 부담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앞서 CJ대한통운 또한 노조와 협상을 통해 추가 수당, 타구역 배송 수당 등을 설정한 바 있다. 최소 수십억원의 고정비가 더해지는 셈이다.
결국 한진은 선택과 집중을 통해 C커머스, 네이버, 11번가 등 대형 화주에 한해 서비스를 우선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범 운영을 통해 도입 효과를 확인한 후 전략 화주 물량을 늘리는 방식을 전개하는 방식이다.
한진이 주 7일 배송을 선택하면서 롯데글로벌로지스 등 경쟁사 행보에도 관심이 쏠린다. 주 7일 배송을 제공하는 물류사가 늘어나면 고객사 유치 경쟁에서 밀릴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다만 주 7일 배송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택배 물량을 키워 외형을 키울 수는 있지만 그만큼 수익성이 악화되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어서다.
실제로 기업설명(IR) 자료를 살펴보면 지난해 한진 택배사업 영업이익은 59억원으로 전년 대비 77.5% 줄었다. 일회성 비용을 감안하더라도 70% 가까이 줄어든 수치다. 수주 물량이 5억6000만박스로 전년 대비 1.4% 늘었지만 고정비 증가로 수익성은 악화됐다.
같은 기간 매출도 1조3848억원으로 0.1% 늘어나는 데 그쳤다. 수익성이 낮은 저가 물량 비중이 높아진 것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결국 주 7일 배송을 둘러싼 택배업계 고민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한진 관계자는 “주 7일 배송은 내부적으로 검토 단계이며 정해진 것이 없다”고 답했다.
민경하 기자 maxk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