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부진과 무역수지 적자 행진이 지속되고 있다. 4월 수출액은 지난해보다 14.2% 감소한 496억2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무역수지 적자도 26억2000만달러로 부진을 면치 못했다. 수출 감소는 7개월 연속, 무역수지 적자는 14개월 연속 이어졌다.
수출 부진과 무역적자의 가장 원인은 크게 두 가지다. 우선 최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의 부진이 심각하다. D램 등 대표 상품의 지속된 가격 하락세가 부진으로 이어졌다. 올해 들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 수준의 수출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문제는 반도체 시황 부진이 단기간에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올 3분기 이후에나 업황 개선이 가능할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올해 안에 전체 수출이 획기적으로 개선되기 어려운 이유다.
무역수지 적자는 원유, 가스 등 국제 에너지 가격의 폭등 영향이 가장 크다. 다행히 최근 적자 폭이 줄어들고 있는 것은 희망적이다. 올 1월 125억달러를 넘어서던 무역수지 적자가 3개월만에 5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가격 하락 영향으로 원유, 가스, 석탄 등 3대 에너지 수입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 이상 줄어든 영향이 크다.
수출 부진과 에너지 수입액 증가에 따른 무역수지 적자는 대외 의존도가 큰 우리 경제 여건상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다.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의 설비투자와 국제 에너지 가격을 우리가 통제할 수 없다는 의미다. 그렇다고 외부 여건이 나아지기만을 기다리는 '천수답' 무역 구조로는 가능하지 않다. 반도체를 대체할 새로운 수출 성장동력을 만들고, 에너지 수입 자체를 줄일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수출 주체의 핵심은 기업이지만 이들의 노력만으로는 부족하다. 정부와 정치권도 경제 살리기에 머리를 맞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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