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관리 효율성과 투자자 보호 기능에만 방점을 둔 코스닥 개편을 추진하면서 자본시장 안팎의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
무엇보다 미래 가치와 성장성을 기조로 기업을 평가하지 않고, 현재 실적과 덩치로만 줄을 가른다는 방침이어서 코스닥 도입 취지에도 맞지 않다는 지적이 많다.
애초 코스닥시장을 프리미엄, 스탠더드, 관리군 3개 리그로 구분한다는 것 자체가 난센스였다. 이 접근법은 만약 우리나라 자본시장이 단일시장으로 묶여있다면 합리적 대안이 될 수 있다. 코스피·코스닥 전체 상장사를 3개 리그로 구분해 승강제로 운영한다면 나름대로 칭찬받을 일이다.
하지만, 코스닥 상장사만을 다시 우량과 비우량으로 양분한다는 것은 잘못된 접근이다. 특히 현재 기업 시가총액, 실적, 지배구조 등을 평가해 상위 100개만 프리미엄으로 지정하려고 한다니 맹랑하기까지 하다.
그러면 이 프리미엄 100곳이 기관 투자나 상장지수펀드(ETF) 같은 것을 독식하게 될 것이고, 나머지 1700여개 기업은 아무리 스탠더드에 든다고 하더라도 찬밥신세를 면치 못할 것이다. 낙인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관리자는 모른다. 그냥 판결하기 용이함만 따질 뿐이다.
코스닥은 엄밀히 따져 코스피2부 시장이 된 지 오래다. 벤처 특성도 사라졌고, 기술중심의 성장성 투자플랫폼으로써 역할을 상실한 지 꽤 됐다. 그 시장을 살려보겠다고, 상위 100개 기업만 코스피2부에 잔류시키고 나머지는 코스닥2부, 코스닥3부로 전락시키겠다는 것과 같은 소리다.
시장에는 우량체와 비우량체가 섞여 있기 마련이다. 무엇보다 현재 우량하다고 영원히 우량한 것도 아니고, 현재 비우량이라고 영원히 비우량으로 남아있으란 법도 없다. 현재의 성적과 크기로 미래의 성장성과 가치까지 재단해선 안 되는 이유다.
세계 자본시장 흐름은 가치투자로 빠르게 바뀌고 있다. 현재 가진 모습이나 매력보다는 미래에 얼마나 커질 수 있는지의 잠재 가치에 투자하는 게 정석으로 자리잡고 있다.
코스닥도 손을 보려면 이같은 가치투자의 마당을 넓히는 쪽으로 고쳐져야 한다. 물론, 그 작업에도 불가피하게 선별이라는 평가가 있어야 하겠지만 지금처럼 갈라 세우기는 아닐 것이다. 기술·서비스·콘텐츠 등의 장래성, 성장성 등을 중심에 놓고 평가해 시장 참여자에게 투명하게 공개하면 된다.
코스닥을 고치려면 좀비 기업, 불성실 기업 등의 퇴출이 먼저다. 정화 작업을 먼저 한 뒤 그 물을 어디에 담을지, 어디로 합칠지 결정하는 것이 맞는 순서다.
editorial@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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