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음 설레게 꽃피는 3월이 오면 미술애호가들은 한 해 첫 시각적 호사를 누릴 기대를 한다. 이때부터 미술 기획자들도 대지 속 봄의 전령만큼이나 마음과 몸은 분주하다. 매 주말 산행을 즐기는 나는 봄의 화신인 노루귀, 복수초 등 첫봄의 멜로디를 감상할 틈도 없이 경쟁력 있는 아트존을 위한 준비로 여념이 없다.
아트페어는 이미 미술시장의 대세로 자리를 잡았다. 미술계는 한 해 흥행 파악과 기획 방향성을 유추하느라 여념이 없다. 한국 미술시장은 20세기까지도 일부 계층이 즐겨하던 전유물이었지만 팬데믹 이후 사람들은 불안하고 불분명하기도 한 현재를 보며 희망의 미래를 보여 주는 미술 매체를 선택하였기 때문에 미술을 사회 가치 기준의 중심에 서게 하였다. 그렇다면 일반 대중이 눈여겨볼 아트페어는 어떤 것이 있을까. 먼저 한국화랑협회가 매년 주관하는 아트페어(키아프, 화랑미술제)를 추천한다. 화랑협회 화랑들이 참여하는 행사로, 화랑별로 막강하고 엄선된 라인업의 창작품을 만나게 된다. 대중은 이 절호의 기회에 경쟁력 있는 예술가에 의해 창조된 다양한 예술품 탐닉의 시간을 맘껏 즐길 수 있다. 미술품에 담긴 창작가의 철학이 소통될 준비된 감상은 훌륭한 작품을 이해하고 안목을 기르는 절호의 기회가 된다. 평소 어렵게 보이던 예술품이라 하더라도 예술 세계에 좀 더 가까이에서 이해하도록 압축적 안내 프로세스로 진행되는 아트페어는 순수 열정이 스며진 예술품들의 스펙터클한 현장이다.
작품마다 담겨 있는 독자적 아름다움과 개성 강한 미학적 가치는 매일 마주하는 내 감정에서 애써 외면되었거나 무심히 흘러내려서 미처 새기지도 못한 순간의 감정을 현장의 크고 작은 사각 틀에다 붙들어 놓기라도 한 것처럼 무한한 감성이 죄다 펼쳐지며 가슴을 두근거리게 한다. 미술작가들의 창작품은 가치 그 자체로도 의미가 있지만 그들의 작품을 누가 컬렉션하는가에 따라 흥미로운 스토리는 또다시 전개되고, 대중이 좋은 작품을 구하는 관심사로도 아트페어는 예술을 즐기는 또 하나의 축제로 자리매김되고 있음은 참으로 고무적인 일이며 내 영혼에 꼭 필요한 가치로 영원이 담을 일이 아닌가? 올해는 경기 침체로 미술품 거래는 다소 줄어든다고 하지만 한국미술계로선 중요한 터닝포인트로 전망하고 있고, 현재 미술품을 구매하는 초부유층 수는 점점 증가 추세로 나타나고 있다. 2026년까지 약속된 '프리즈서울'이 한국미술계에 크나큰 발전을 가져다줄 것임은 틀림없기에 한국은 아시아 미술시장 가운데 우위를 차지할 절호의 기회를 맞았다고 할 수 있다.
미술시장이 지각변동을 하는 이때 우리는 미술 공부를 제대로 해야 할 때다. 미술은 자신을 어필하는 수단도 되고 취향을 투영하는 대상도 되기 때문에 미술은 교양이고, 이 교양은 질로 승부가 난다. 얄팍하고 상업적인 교양은 그리 오래가지 못하고 금세 실증 나게 하기도 하니 미술품 가운데에서도 질 높은 교양을 추천하고 싶다. 이제는 한국미술의 근간이 된 작품에 관심 있게 보아야 될 때라고 생각한다. 포스트모더니즘 시대와 현대 한국사에서 사회적·정치적으로 치열한 시대를 지나며 격정의 환경에서도 창작에 매진한 작가를 통해 한국 정서가 담긴 시대정신을 형상화하며 묵묵히 걸어온 작가들께 우리는 박수를 보내고 정신과 작품을 누려야 한다. 그들은 대중과의 편견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오롯한 가치가 기준이 되었기 때문에 한국미술의 계보를 이어 가며 불굴의 의지로 여기까지 왔다. 그들의 응축된 가치와 철학은 무엇일까 궁금하지 않은가? 시대정신이 반영된 인간미와 희로애락의 응집된 철학을 통한 미학적 가치를 우리가 반추한다면 놓치고 있었던 명예의전당에 올라야 할 작가의 희귀한 예술품을 발견하면서 행운의 '심봤다'를 '2023화랑미술제'에서 외치기를 바란다.

김미경 케이씨글로벌(Artspace KC) 대표 1223may@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