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룰 솔루션 'VV' 유료화 파장…코인사업자 부담 커졌다

시장 양분 VV, 올해 무료서 전환
코드와 연동 문제도 논란 일어
업계 "코드 진영으로 갈아타기"
"편의성 나쁜데 제휴사 때문에…
울며 겨자먹기식 병행" 반응 갈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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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트래블룰 솔루션 시장을 양분하는 베리파이바스프(VV)가 올해부터 제휴사 대상 서비스를 유료 전환함에 따라 고객사 고민이 커지고 있다.

무료 제공 중인 코드(CODE) 솔루션으로 갈아타겠다는 고객사와 울며 겨자먹기로 VV 유료 솔루션을 병행하겠다는 사업자로 반응이 갈린다. VV 솔루션 국내 공급업체가 업비트 자회사이기 때문에 차별을 받을 수 있다는 시각 때문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베리파이바스프는 올해부터 트래블룰 솔루션 고객사에게 매 분기 약 1800달러(약 227만원) 요금을 책정했다.

트래블룰은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가 자금세탁 방지를 위해 가상자산 전송시 송수신자 정보를 모두 수집하도록 가상자산사업자(VASP)에게 부여한 의무다. 지난해 3월 특정금융정보법 시행으로 국내 사업자들은 100만원 이상 가상자산 송금시 트래블룰 의무를 준수해야 한다.

현재 트래블룰 솔루션 시장은 두나무(업비트) 블록체인 자회사 람다256이 이끄는 'VV'와 빗썸·코인원·코빗의 합작사 '코드'가 양분하고 있다.

출범 초기 두 솔루션은 업비트 대 빗썸·코인원·코빗 진영으로 갈라져 갈등을 빚기도 했다. 예컨대 코드 솔루션만 적용한 사업자는 업비트로 가상자산을 송금하는 데 제약이 있었고, 그 반대도 마찬가지였기 때문이다.

두 진영 간 합의로 시스템 연동 개발 자체는 물꼬를 텄지만, 실질적인 갈등 해소는 더뎠다. 업비트가 트래블룰 연동 여부를 자체 판단하기로 결정한 것이 코드 진영 사업자에 대한 '보이지 않는 차별'이라는 의혹으로 이어졌다. 솔루션의 중복 구축이 강제된다는 불만도 나왔다.

업비트 관계자는 “차별 의혹은 사실과 다르며 VV·코드 솔루션 적용과 무관하게 자체 트래블룰 기준에 따른다”며 “빗썸, 코인원, 코빗 등 코드 회원사에 이미 송금 지원을 해왔으나 최근 코드 회원사를 추가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코드 회원사들은 최근에 이르러서야 업비트 송금 제약이 풀린 것이 오히려 차별을 입증하는 증거라고 반박한다. 업비트가 국내 원화마켓 점유율 80% 이상을 차지하는 상황에서 코인거래소로의 자금 유입을 좌우하는 권력을 가지게 된다는 주장이다.

한 코인거래소 관계자는 “VV 솔루션의 경우 유료인데도 듀딜리전스(주의의무)가 명확하지 않아 이용 편의성이 떨어지지만, 제휴사 때문에 불가피하게 사용하고 있다”며 “코드는 과금시 주의의무 책임을 지는 옵션도 있어 장기적으로 코드의 방향성이 바람직하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코드의 경우 과거 최초 계약서에 요금 정책을 담은 바 있으나, 아직까지는 무료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트래블룰 솔루션을 무료 제공하면서 교육이나 컨설팅, 고객사별 백오피스 기능 제공에서 수익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이 때문에 업비트와 연동 문제만 해결된다면 VV에서 코드로 갈아타겠다는 사업자도 늘어나고 있다.

코드 관계자는 “코드 회원사 숫자가 전년과 비교해 극명하게 늘어난 것은 사실”이라며 “솔루션에 대한 선택과 병행 여부는 가상자산사업자들의 개별 판단에 따라 고려할 수 있는 사항이라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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