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전쟁 끝난다” 한마디에 유가 롤러코스터…119달러 찍고 80달러대로 급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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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바스라 지역 유전. 사진=연합뉴스

국제 유가가 9일(현지시간) 장중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한 뒤 급락하며 롤러코스터 흐름을 보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전쟁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언급하고 주요 7개국이 유가 안정 조치를 시사하면서 상승폭을 반납했다.

이날 ICE선물거래소에서 5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종가는 배럴당 98.96달러로 전 거래일보다 6.8% 상승했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 선물 종가는 배럴당 94.77달러로 전 거래일 대비 4.3% 올랐다.

국제 유가는 이날 아시아 시장에서 급등세를 보였다. 브렌트유는 장중 배럴당 119.5달러까지 오르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인 2022년 6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 역시 장중 119.48달러까지 치솟으며 각각 최대 28.9%, 31.4%의 상승폭을 나타냈다.

유가 급등은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사망 이후 차남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후계자로 선출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전쟁 장기화 우려가 커진 데 따른 것이다. 여기에 아랍에미리트와 이라크, 쿠웨이트, 카타르에 이어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가 일부 유전 생산을 줄였다는 소식까지 겹치며 공급 불안이 확대됐다.

월가 주요 은행들은 세계 원유와 액화천연가스 물동량의 약 5분의 1이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이 몇 주간 봉쇄될 경우 유가가 배럴당 130∼15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이후 유가는 급격히 방향을 바꿨다. 주요 7개국 재무장관들이 전략 비축유 방출 등 유가 안정 조치를 검토하겠다는 공동성명을 발표한 데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 조기 종식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상승폭이 빠르게 줄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CBS 뉴스와 전화 인터뷰에서 “전쟁이 매우 마무리 단계에 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국제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과 관련해 선박 통과가 계속되고 있다며 “해협을 장악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발언이 전해지면서 뉴욕증시 마감 무렵 브렌트유는 종가 대비 4.61% 하락한 배럴당 88.42달러, 서부텍사스산원유는 6.56% 내린 배럴당 84.94달러에 각각 거래되며 모두 90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이는 직전 거래일 종가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통화를 하고 이란 전쟁 상황을 논의했다는 소식도 긴장 완화 기대를 키웠다. 러시아 크렘린궁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통화에서 전쟁의 신속한 종식을 위한 제안을 설명했다.

또 단기간 유가가 급등한 데 따른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진 점도 하락 압력을 키웠다.

다만 이란 전쟁으로 인한 석유 공급 차질 우려는 여전히 남아 있다. 원자재 데이터업체 케플러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해제되더라도 걸프해역 석유 수출이 정상화되기까지 최소 6∼7주가 걸릴 것으로 분석했다.


김명선기자 kms@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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