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이 최근 윤석열 대통령 비속어 의혹과 관련해 같은 당의 안철수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의 태도를 공개 저격했다. 김 의원과 안 의원, 유 전 의원은 모두 차기 당권주자로 거론되는 인물로 당권 경쟁에 따른 신경전이 본격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의원은 28일 본인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천신만고 끝에 이루어낸 정권교체지만, 대선 패배를 인정하지 않는 민주당과 동조 언론들의 정권 흔들기로 우리 당은 매우 위험한 상황에 처해있다”면서 “이런 마당에 우리 당의 몇몇 지도자급 인사들이 위기 상황을 마치 남의 일인 양 방관하거나 유불리를 따지며 이미지 관리에만 치중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의 이날 발언은 이번 해외순방 비속어 논란 관련 윤 대통령과 대통령실의 해명을 지적하는 당내 인사들에 쓴소리를 한 것이다. 상대 진영의 터무니없는 가짜 조작방송에 현혹돼 오히려 민주당 의원보다 더 자당의 대통령과 당을 공격하며 '내부총질'을 한다면, 동지로서의 처신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직접 언급은 없었지만, 안 의원과 유 전 의원을 유추할 수 있는 표현을 사용하며 이들에 대한 공세도 높였다.
김 의원은 “자신의 이미지 관리에 불리하다 싶으면 상대 진영과의 논쟁을 회피해 버리고, 하나 마나 한 양비론을 펼치다가 당이 어려운 국면에 처해있을 때 해외로 철수해 버린다면 그것은 동지로서 자세가 아니다”라고 했다. 또 “내부총질에 익숙한 '배신의 정치'로는 우리 당의 위기를 극복할 수 없다”라고 했다.
김 의원은 “여소야대 상황에서 우리 당의 위기는 계속될 수밖에 없다”라며 “우리 당엔 지금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윤석열 정부를 무너뜨리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는 저들에 맞서, 맨앞에 나서서 싸워 이길 수 있는 강한 리더십이 필요할 때”라고 했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