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달 교수, 열전달 음향포논 파동성 활용…반도체 기판처리 활용
광주과학기술원(GIST·총장 김기선)은 조영달 전기전자컴퓨터공학부 교수팀이 열 전달체인 음향포논의 파동성에 대한 연구에 집중해 최근 새로운 반도체 열 제거 '퀀텀 방열 기법'을 발견했다고 14일 밝혔다.
음향포논은 열과 소리의 최소단위인 포논의 한 종류로 소리와 열의 전달자이다. 고체에는 다양한 주파수를 가진 음향포논이 존재하며 특히 테라헤르츠 주파수 대역은 열 전도를 결정한다. 주요 열 전달자임에도 불구, 빛의 분산곡선과 교차하지 않기 때문에 빛으로 전환이 안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도체 패키징이 고출력·고집적화됨에 따라 구조 설계를 통한 방열 기법이 한계에 이르면서 적정 구동온도를 넘어서는 일이 빈번해졌다. 소비전력은 줄어들고 성능은 더 좋아진 반면에 이 과정에서 연산을 담당하는 칩의 발열부하는 오작동 등의 문제를 야기한다.
그동안 관련 업계에서 발열부하를 해결하기 위해 방열판을 이용하거나 냉각팬을 결합하는 공랭식 방열은 실생활에서 익숙하다. 최근에는 그래핀 등의 나노 신소재, 열전 현상, 복사 냉각 등을 포함한 방열 개념이 등장하며, 방열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이 시도되고 있다. 열의 전달은 전도, 대류, 복사 등의 방법으로 이뤄지는데 반도체는 다양한 물질들로 층층이 쌓여 있어 전도를 방열 패키징에서 중요하게 다뤄왔다.
조 교수팀은 열 평형 이전의 음향포논 복사 메커니즘을 발견하고 음향포논 파동을 빛으로 전환하는 새로운 방법을 반도체 핵심소재인 실리콘에서 실험적으로 규명했다.
기존 연구에서 복사 냉각은 열 평형 이후의 시간 대역에서 전하의 이동에 따른 전자기파의 발생을 다루며 플랑크의 복사 법칙을 따른다. 이와는 다르게 열 평형 이전에는 열 전달체인 음향포논이 물결처럼 일정한 굴곡을 형성하는 파동성을 띠고 빛처럼 다양한 주파수 값을 갖게 된다.
음향포논 파동은 압전상수 차이가 나는 계면을 통과할 때 이온과 상호작용하여 전자파를 복사하게 된다. 하지만 실리콘과 같은 압전전기장이 없는 반도체에서는 음향포논이 빛으로 전환되는 복사 개념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이는 물리학적으로 음향 포논의 분산 곡선과 빛의 분산 곡선이 서로 만나지 않아 에너지 보존법칙을 위배하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열 전달자인 음향포논이 국부적으로 고체의 에너지 값인 밴드갭을 변조하고, 이에 따라 전기장이 발생하는 이른바 변형 전위를 활용했다. 특히 반도체에서 잘 알려진 도핑 기법을 이용해 전자를 실리콘 기판에 미리 축적 시켜둠에 따라 전자-음향포논 상호작용을 유도해 전자파가 복사되도록 했다. 이는 열 발생 직후의 음향포논 파동성을 활용한 퀀텀 방열 개념의 현실적인 구현이다.
조영달 교수는 “인공지능, 모바일기기, 디스플레이, 전기차 배터리 등 모든 첨단산업 분야에서 열 제거는 관련 반도체 시스템의 효율 및 수명 연장의 핵심 요소이다”면서 “이번 연구에서의 퀀텀 방열 개념은 다양한 연구 협력을 통해 산업계 활용과 향후 실리콘 등의 광범위한 반도체 기판 처리를 통해 퀀텀 방열과 기존의 열평형 이후의 방열 기법 간의 결합이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주저자인 참여한 박상혁 박사는 “광·전자공학 소자의 방열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해 왔고 그 결실이 이제 보이기 시작했다”고 강조했다.
조 교수가 지도하고 박상혁 박사가 주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교육부 및 전력연구원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으며, 광기술 분야 주요 국제 학술지인 '옵틱스 익스프레스' 6월호에 그 성과를 인정받아 편집위원장 선정 논문으로 채택돼 온라인 게재됐다.
광주=김한식기자 hs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