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줌인]'원금지급·절대수익' IMA발 증권가 IB '진검승부' 열린다

운용성과 따라 수익률 천차만별
기업금융 운용능력 시험대 올라
우량매물 적어 비정상 수요 우려
모험자본 25% 의무 완화 요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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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원장-종합금융투자사업자 간담회가 9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렸다. 김병환 위원장과 참석자들이 기념촬영 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반시계방향으로 김성현 KB증권 대표, 윤병운 NH투자증권 대표, 김성환 한국투자증권 대표, 함용일 금융감독원 부원장, 김 위원장, 서유석 금융투자협회장, 김미섭 미래에셋증권 대표, 강성묵 하나증권 대표, 김종민 메리츠 증권 대표, 이선훈 신한투자증권 대표, 엄주성 키움증권 대표, 오익근 대신증권 대표, 박종문 삼성증권 대표. 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세계적인 투자은행(IB) 육성을 위해 처음 도입했던 종합투자계좌(IMA)가 8년만에 구체화됐다. IMA는 증권사의 자기자본을 바탕으로 투자금 손실 없이 원금을 지급하면서도 따라 예·적금보다는 많게 적게는 채권형펀드에 준하는 수익률을 제공한다. 자금 운용 성과에 따라 수익률도 천차만별 차이가 날 수 있다. 내년부터 IMA 수익률 확보를 위한 대형 증권사의 '진검 승부'가 펼쳐질 전망이다.

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의 '증권업 기업금융 경쟁력 제고방안'에 따라 IMA 발행에 나설 수 있는 증권사는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2개사 뿐이다. 지난해말 기준 미래에셋증권의 자기자본은 9조9000억원, 한투증권은 9조3000억원이다.

이번 방안에 따라 당장 미래에셋증권과과 한투증권은 8조원 종투사로 인가를 받아 IMA를 출시할 수 있게 됐다. 이미 금융위는 세부 상품 설계 과정에서도 이들 증권사와 논의를 거쳤다.


금융위는 상반기 중으로 실무 협의를 완료해 3분기부터 인가 접수를 받을 계획이다. 연내 8조원 종투사를 지정하는 게 목표다. 늦어도 내년 중에는 IMA에 투자가 가능할 전망이다. 미래에셋 관계자는 “종투사 IMA 인가 관련 전담조직을 만들어 빠르게 상품을 출시 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한투 역시 이른 시일내에 인가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올해 이후부터는 지정 요건이 강화된다. 아직 자기자본이 8조원에 못 미치는 NH투자증권, KB증권, 삼성증권 등이 향후 IMA를 발행하기 위해서는 대주주 요건 등 추가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발행어음 발행을 위한 4조원 종투사 인가 역시 지정 요건이 강화된다.

IMA가 본격 출시되는 내년부터는 꾸준한 자기자본 확충을 통한 대형화와 기업금융 강화를 추진해 온 대형 증권사간 '진검승부'가 펼쳐질 전망이다. IMA와 발행어음의 경우 원금을 지급하는 상품이다. 예금보험공사의 보증에 따라 원금이 보장되는 예·적금과는 달리 증권사들이 실제 운용 과정에서 손해를 보더라도 증권사의 자기자본을 바탕으로 투자자에게 원금을 지급해야 하는 구조다. 물론 만기 이전 자금을 회수할 경우 원금을 지급받지 못할 수 있다.

예컨대 '1년 만기로 예·적금 이상의 중수익을 제공하는 상품에 투자하세요'와 같은 광고 문구로 투자를 권유하면서도 실제 운용은 '고수익 추구형 IMA, 목표 수익률 5.5% 이상(보수 차감 후), BBB급 이상 회사채·우량기업 인수금융 대출 목적·벤처펀드 출자' 등의 방식으로 이뤄진다. 상세 투자 내역은 투자설명서에 담도록 한다는게 금융당국 방침이다.

결국 증권사는 무손실, 원금지급이라는 인센티브로 투자자 자금을 모집하되, 실제 운용은 벤처기업이나 벤처펀드, 인수금융 등 모험자본에 투자해 수익을 발생시켜야 하는 셈이다. 금융당국이 기업금융 70% 운용규제를 유지하면서도 부동산 운용한도는 10%로 제한하고 모험자본 공급의무는 25%를 적용한 것도 증권사 본연의 기업금융 역할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모험투자의 범위도 중소·중견기업 자체에 대한 투자 뿐만 아니라 상생결제, 벤처캐피털, 신기술금융사, 코스닥벤처펀드, 하이일드펀드, 소부장펀드, 모태펀드 출자 등으로 크게 확대했다. 얼마나 성장 가능성 있는 기업을 발굴하느냐에 따라 만기 시 최종 수익률이 높아진다. 결국 IMA가 목표 수익률을 달성했는지 여부에서 증권사의 기업금융 역량을 판단할 수 있는 셈이다.

부작용도 예상된다. 일반 투자자에게 권유할 수 있을 만한 우량 매물이 시장에 제한적인 까닭이다. 금융당국의 모험자본 기준을 맞추기 위한 비정상적 수요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만기 설정과 원금 지급이라는 큰 틀을 유지하면서도 모험자본 비중을 일정 수준 이상 투자해야 한다는 기준은 운용 과정에서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면서 “자산가격에 비대칭과 왜곡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운용 규제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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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IMA 상품구조 예시(안) - 자료:금융위원회

류근일 기자 ryury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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