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홍준표 상임선대위원장 전격 임명…단일화 정국에 미칠 영향 주목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가 9일 홍준표 전 대구시장을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상임선대위원장으로 전격 임명했다. 당 지도부와 김 후보가 연일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가운데, 김문수-홍준표 라인의 결속이 단일화 정국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주목된다.

김 후보 측은 이날 오전 언론 공지를 통해 “홍 전 시장이 김 후보의 선거 승리를 위해 상임선대위원장직을 수락했다”고 밝혔다. 김 후보와 홍 전 시장은 당내 경선에서 맞붙었던 사이로, 경선 이후 당 내홍이 격화되는 가운데 이뤄진 결합이다.

홍 전 시장도 이날 자신의 SNS를 통해 한덕수 무소속 예비후보와 김 후보 간 단일화를 압박하는 당 지도부를 비판하며 김 후보 편에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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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가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이 단일화를 압박하는 발언 뒤 퇴장하자 항의하며 의총장을 나가고 있다.

그는 “3년 전 두 놈이 윤석열을 데리고 올 때부터 당에 망조가 들더니, 또다시 엉뚱한 짓으로 당이 수렁에 빠진다”며 “김문수 주장이 맞다. 윤통과 두 놈은 천벌 받을 것”이라고 직격했다. 또한 한덕수 후보에 대해선 “허욕에 들떠 탐욕 부리다 퇴장당하면 남는 건 추함뿐”이라고 비판했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는 김 후보의 단일화 거부 선언으로 '파국'에 가까운 상황으로 치달았다. 김 후보는 의총에서 “지도부의 강제 단일화는 무소속 후보를 우리 당 후보로 만들기 위한 불법 시도”라며 “응할 수 없다. 나 김문수를 믿고 함께 가자”고 말했다.

김 후보는 전당대회에서 선출된 정당 후보로서 당무우선권을 강조하며 “무소속 후보가 기호 2번을 달고 선거에 나서도록 돕겠다는 것이 지도부의 진짜 의도라면, 이는 반민주적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어 “당 지도부는 나를 끌어내리기 위해 온갖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후보의 발언 이후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대단히 실망스럽다”며 “더 큰 지도자가 되려면 자기 자신을 버릴 줄도 알아야 한다”고 맞섰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김 후보의 입장을 비판하며 “단일화는 후보 스스로 여러 차례 약속한 사안이었다”고 반박했다.

의총은 김 후보의 퇴장과 함께 사실상 정회됐고, 일부 의원들이 김 후보를 육탄 저지하며 퇴장을 막는 장면까지 벌어졌다.


성현희 기자 sungh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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