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12일 총리직 퇴임과 함께 자신의 정치인과 공직자로서의 여정도 마무리하겠다면서 사실상 '정계은퇴'를 선언했다.
김 전 총리는 이날 정부 서울청사에서 한 이임식 연설에서 '공동체의 위기'를 강조했다. 그의 임기는 전날 밤 12시 종료됐다.
그는 “빈부 격차가 줄어들지 않고, 탐욕이 모든 것을 정당화하고, 승자가 모든 것을 독식하고, 수도권만 잘 살고, 경쟁만이 공정으로 인정받는 사회는 결코 행복하지도 지속 가능하지도 않다”면서 “바로 이것이 우리 공동체의 위기”라고 지적했다.
김 전 총리는 “대화와 타협, 공존과 상생은 민주공화국의 기본 가치이자, 지금 대한민국 공동체에 가장 절실하게 필요한 정신”이라면서 “대한민국은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따뜻한 공동체'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날 퇴임식에서 그는 “30년 넘게 해 왔던 정치인과 공직자로서의 여정도 마무리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김 전 총리는 “정치에 처음 입문하던 시절, 저는 시대의 정의를 밝히고 어려운 이웃의 눈물을 닦아주겠다는 그런 포부를 가슴에 품기도 했다”면서 “정치인으로서 공직자로서의 삶은 결국 '국민을 위한 것이 아니면 아무런 의미도 없다'는 이 당연하고도 엄중한 사실을 잊지 않으려고 노력했다”는 소회를 전했다.
그는 갈등과 분열을 겪고 있는 '공동체 위기'를 지적하며, “오늘의 대한민국을 만드신 우리 부모님들과 형제자매들 앞에서 참으로 부끄럽고 죄송하다”고 밝혔다.
김 전 총리는 “한 세대가 넘는 오랜 시간 동안 많이 부족한 저를 국민의 공복으로 써주시고 우리 공동체를 위해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신 국민 여러분께 고개 숙여 감사를 드란다”면서 “비록 오늘 공직을 떠나지만 언제나 작은 힘이나마 보태겠다”고 전했다.
이준희기자 jh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