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직제 축소' 기조 유지
약속했던 과기 분야는 제외 전망
'과학기술특보' 신설 가능성 거론에
과기계 "실질적 권한 없어" 아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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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새 정부의 과학기술 부총리제 도입과 청와대 수석비서관 설치가 요원해지면서 과기계의 시름이 깊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줄곧 '과학중심 국정운영'을 강조해 왔다.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 역시 같은 생각이지만, 이들이 약속한 대선 공약은 공염불로 끝날 가능성이 커졌다.

새 정부의 국정 구상안은 대통령실 직제 축소다. 인수위가 조만간 대통령실 직제·인선 발표를 앞둔 가운데 2실(비서실·안보실) 5수석(경제·사회·정무·홍보·시민사회) 체제가 유력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약속했던 과학기술 분야는 빠질 전망이다. 여기에 문재인 정부의 과학기술 보좌관 폐지설까지 전해지면 파장을 일으켰다. 대안으로 '과학기술특보'나 '과학기술비서관' 신설 가능성도 거론되지만, 수석과 같은 실질 권한이 없다는 게 과기계 중론이다.

과기계는 '과학교육수석' 설치를 강력히 주장하지만, 여전히 원론적 답변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인수위 가동과 함께 기대감을 모았던 '과기부총리제'도 현재로선 불발 가능성이 크다. 새 정부가 현 정부 조직체계 기조를 공식화하면서 당장 과기정보통신부 장관을 부총리급으로 격상하기란 쉽지 않다. 문제는 이런 구상안이 과학에 중심을 둔 국정과제 도출을 지연시킬 것이란 점이다. 과기정책 컨트롤타워 조직과 역할이 바로 서지 않은 상태에서 과학 중심 국정 운영을 기대하기란 어려울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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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호'에 그친 과학기술 육성은 역대 정부 과기행정체계에서도 드러난다. 대표 사례가 과기부총리제를 폐지한 이명박 정부다. 이명박 정부는 당시 과학기술부와 정보통신부를 폐지하고 교육인적자원부와 과기부를 통합해 교육과학기술부를 신설했다. 교육부 인력 양성 기능과 과기부 연구개발(R&D) 기능을 합쳐 기초과학 연구 활성화를 목적으로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여기에 기존 과기부 산하 산업기술 관련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 연구개발특구 등을 지식경제부 산하로 이관시켰다. 기초과학 육성은 교과부가, 산업기술 육성은 지경부 담당하면서 출연연 거버넌스도 기초과학과 산업기술로 양분화됐다. 과학기술정책 최고 심의·의결기구였던 국가과학기술위원회를 민간 중심 전문위원회 체제로 전환해 기능적 범위를 R&D예산 투자와 배분에 의견을 제시하는 수준으로 축소했다. 이로 인해 이명박 정부에서는 '과학기술 홀대론'이 줄곧 등장했다.

박근혜 정부는 역대 가장 큰 과학 기능을 갖춘 미래창조과학부를 신설했지만, 정작 산업기술 R&D, 산학협력 등 실제 핵심 기능을 전부 통합하지 못하며 각 부처가 추진하는 국가 R&D 사업을 둘러싼 갈등이 불거졌다. 과기정책 컨트롤타워 역할을 확립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문재인 정부도 과기정통부 산하 과학기술혁신본부를 필두로 주요 연구예산 배분과 조정 기능을 통한 과학기술정책에 역점을 뒀지만, 효과는 크지 않았다.

곽노성 연세대 글로벌인재대학 교수는 대통령실 축소와 관련,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결국 수석 인원을 줄여야 하는 상황에서 과기 분야를 먼저 생각한 것”이라며 “과기계를 소홀하게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에게 직접 과학기술 관련 의견을 전달하지 못한다면 국정에 과학기술 요소를 담기가 어렵다”며 파장이 클 것으로 봤다. 한 과기계 인사는 “주요 과학기술정책은 단일 부처 영역을 넘어 여러 부처와 연계돼야 한다”며 “과학기술 행정체계 개선에 있어 총괄 기능 강화가 최우선으로 고려돼야 하며 국정 구상안에 청사진이 담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 이인희기자 leei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