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용 원전으로 암 치료제 만든다”…기후부, 방사성동위원소 신산업 육성

PRRI 출범…한수원·에기평·대한핵의학회 등 민관학 협력체계 구축
루테튬-177·헬륨-3·삼중수소 등 공급망 확보…‘전기 생산’ 넘어 원전 활용 확대
Photo Image
주요 방사성동위원소 생산 과정. 자료 출처 : 기후에너지환경부

상용 원자력발전소가 전기를 생산하는 설비를 넘어 암 치료용 방사성의약품과 첨단 산업 핵심 소재를 공급하는 생산기지로 활용된다.

기후부는 7일 서울 한국수력원자력 방사선보건원에서 '원전 활용 방사선 산업화 파트너십(PRRI)' 출범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한국수력원자력,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대한핵의학회, 한국원자력산업협회, 한국원자력연구원 첨단방사선연구소, 한국방사선산업학회 등이 참여해 상용 원전을 활용한 방사성동위원소 산업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번 사업의 핵심은 상용 원전의 활용 범위를 '전력 생산'에서 의료·바이오·첨단산업으로 확대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원전 경쟁력이 발전량과 전력 공급에 집중됐다면 앞으로는 고부가가치 방사성동위원소 생산을 새로운 성장축으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방사성동위원소는 암 치료용 방사성의약품, 의료기기 멸균, 비파괴검사, 초저온 냉각, 중성자 검출, 핵융합 연구 등에 활용되는 핵심 소재다. 최근 방사성의약품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가 국가 경쟁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기후부는 차세대 표적 항암 치료제 핵심 원료인 루테튬-177(Lu-177) 시장 성장 가능성에 주목했다. 글로벌 시장은 올해 34억3000만달러에서 2034년 147억달러 규모로 연평균 19.9%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캐나다는 이미 상업용 중수로를 활용해 루테튬-177을 대량 생산하며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이와 함께 핵융합 연료인 삼중수소, 중성자 검출기와 초저온 냉각에 활용되는 헬륨-3, 의료용 멸균과 산업용 비파괴검사에 쓰이는 코발트-60 등 전략 동위원소도 산업 육성 대상으로 꼽았다. 캐나다와 중국, 인도 등 중수로 보유국들은 이미 상용 원전을 활용한 방사성동위원소 생산과 산업화 경쟁에 뛰어든 상태다.

정부는 세계 최고 수준의 원전 운영 기술과 중수로 인프라를 바탕으로 국내 공급망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PRRI를 중심으로 공기업과 연구기관, 학계, 산업계가 수요 발굴부터 생산·분리·정제·활용까지 이어지는 산업 생태계를 함께 조성한다.

협약에 따라 한수원은 원전 안전성과 발전 운영에 영향을 주지 않는 범위에서 방사성동위원소 생산 기반을 마련하고, 에기평과 첨단방사선연구소는 연구개발(R&D)과 기반 구축을 지원한다. 핵의학회와 한방사선산업학회는 생산기술과 인허가, 의료 활용 분야 협력을 맡고, 원산협회는 산업계 수요 발굴과 기업 간 협력을 지원한다.

기후부는 앞으로 동위원소별 수요와 기술개발 과제, 인허가 개선, 공급망 구축 방안 등을 구체화해 상용 원전 활용 방사성동위원소 산업화 전략을 마련할 계획이다. 국내 기업의 방사선 산업 참여를 확대해 새로운 원전 수출 산업으로 육성한다는 구상이다.


이준희 기자 jhlee@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