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과제 '디지털트윈국토' 반쪽사업 전락 우려

1대 1000 비율 전자지도 구축
국정과제 예산 1조 이상 삭감
자율주행차·드론 신산업 차질

1대 1000 비율 전자지도를 구축하는 '디지털트윈국토' 국정과제 예산이 1조원 이상 삭감됐다. 전국 단위의 국정과제 사업이 반쪽사업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새 정부 출범 전부터 나오고 있다. 3차원 전자지도를 활용해서 추진하는 자율주행차, 드론 배달 등 신산업 추진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와 국민의힘 관계자에 따르면 새 정부의 국정과제로 선정된 '디지털트윈국토' 추진계획 전체 예산이 애초 보고안인 2조5000억원에서 1조4000억원으로 약 1조1000억원 삭감된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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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트윈국토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핵심 디지털 공약의 하나인 '디지털플랫폼정부' 세부 과제 가운데 하나다. 국민이 실제 눈으로 체감할 수 있는 서비스인 만큼 '보이는 디지털정부'로 불린다. 지난 3월 31일 인수위는 '국토교통 통합 디지털 플랫폼 기반 구축'을 과제로 제시하며 관련 계획을 발표했다.

주요 내용은 현재 1대 5000 축척 비율을 1대 1000까지 확대한 전자지도를 구축하고 이를 3D로 디자인한 공공데이터를 개방, 다양한 융합 서비스를 유도하는 것이다. 사업목표 기간은 2027년까지다. 인수위는 정밀 3차원 지도를 활용할 경우 자율주행차, 드론·로봇 배달, 증강현실(AR) 길 안내 서비스(HUD) 등이 기능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사업비 축소로 관련 계획은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당장 전국 단위 계획을 서울과 수도권 우선 추진으로 변경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는 단순히 디지털플랫폼정부 단위사업 축소를 넘어 지역 균형 발전과 사회적 약자 배려 이슈와도 연결된다. 사업비가 축소되면 지방 산사태 관리와 사방댐 설계, 산불 예방과 같은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특히 해당 지도가 제대로 구축되지 않으면 차도와 인도를 구분할 수 없어 이동 약자를 위한 '장애물 없는 내비게이션'도 제한적 서비스가 예상된다.

추진 주체도 부처 간 협조가 요구된다. 현재 해당 과제는 인수위 경제2분과 소속으로, 국토교통부가 담당 부처 역할을 하고 있다. 여기에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행정안전부가 △전자지도 데이터 표준화 △3D 모델링 △지방자치단체와의 협조 등에 공동 대응해야 한다. 해당 부처가 여럿인 만큼 이를 조정하는 것도 과제다.

인수위는 내부적으로 예산 재조정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대통령 취임식까지 열흘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당장 예산 복구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트윈국토 과제에 참여한 한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예산 1조4000억원으로 사업을 시작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1대 1000 축척 작업과 지도데이터 표준화 등 우선 할 수 있는 것부터 추진하고 향후 증액을 기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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