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제 없는 뇌질환 'PSP'…빅파마·韓바이오 신약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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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귀 퇴행성 뇌 질환 진행성 핵상마비(PSP)의 대표적 아형인 리처드슨 증후군(PSP-RS)을 겨냥한 국내외 신약 개발 경쟁이 본격화했다. 글로벌 빅파마 노바티스가 한국을 포함한 다국가 3상에 착수한 가운데, 국내 바이오기업 젬백스앤카엘도 자체 후보물질을 앞세워 글로벌 확증 3상을 준비한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노바티스는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신약 후보물질 'NIO752'의 국내 3상 임상시험계획(IND)을 승인받았다.

PSP-RS를 적응증으로 하는 후보물질이다. PSP는 뇌 신경세포가 점진적으로 파괴되면서 걸음걸이·균형 감각 이상과 안구운동 장애를 일으킨다. NIO752는 PSP 핵심 병인으로 지목되는 타우 단백질 생성을 억제한다.

시험은 NIO752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하기 위한 무작위배정·위약대조·이중눈가림 3상으로, 공개 연장시험까지 포함한다. 전체 목표 대상자 300명 중 국내 모집 환자는 20명이다. 임상 기간은 올해 7월부터 2031년 6월까지다. 대상은 41~81세의 경증~중등증 PSP-RS 환자로, 증상 발현 5년 미만이어야 한다.

국내 기업 젬백스앤카엘도 PSP 치료제 후보물질 GV1001의 글로벌 3상 진입을 준비하고 있다. 회사는 국내 2상과 연장 임상을 통해 72주 데이터를 확보했다. 글로벌 확증 임상 설계·규제 협의를 추진 중이다. GV1001은 미국 식품의약국(FDA) 패스트트랙과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됐고, 유럽에서도 희귀의약품 지위를 확보했다.

다만 선행 임상에서 1차 평가지표를 충족하지 못한 점은 과제다. 젬백스앤카엘은 하위군 분석과 외부 대조군 비교 결과를 근거로 후속 글로벌 3상에 도전한다는 목표다.

국내외 기업 3상과 함께 시장성도 주목된다. PSP-RS만 별도로 떼어낸 시장 규모 통계는 드물지만, 관련 업계에서는 PSP 전체 치료시장을 수억달러에서 많게는 150억달러(약 23조원) 수준으로 전망한다. 승인 치료제가 없는 희귀질환인 만큼 미충족 수요가 크다는 분석이다.

양사 개발 궤적은 미국 환자단체 큐어PSP와 겹친다. 이 단체는 노바티스 관련 임상과 연계해 PSP 환자 인식 제고와 정보 확산에 협력하고 있다. 동시에 젬백스앤카엘·분당서울대병원과 국제 PSP 연구·치료센터 설립에도 참여 중이다.

이에 따라 PSP 치료제 개발 경쟁은 환자단체·임상 인프라와 맞물려 전개되는 양상이다. 승인된 근본 치료제가 없는 영역인 만큼, 향후 임상 결과가 PSP 치료제 시장 판도를 가를 핵심 지표로 작용할 전망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노바티스가 다국가 임상에 한국을 한 축으로 참여시키는 형태라면, 젬백스는 국산 개발사가 후보물질을 들고 글로벌 임상을 직접 추진한다는 점에서 결이 다르다”며 “치료 옵션이 전무했던 질환인 만큼, 향후 양측이 내놓을 임상 데이터가 PSP 치료제 개발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임중권 기자 lim9181@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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