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RO 설립 10년 특별기획]<하>로봇 R&D 변화 이끌고, 새롭게 도전...'KIRO 2.0' 연다

고령화와 디지털 전환 등 급변하는 시대에 로봇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 질듯
'AI 집사 홈서비스', '로봇 지능기술개발', '국방로봇기술' 등 새로운 연구 도전
글로벌 협력 강화, 주도적 로봇산업 생태계 구축으로 KIRO 2.0 시대 열어갈 것

4차 산업혁명과 인구감소, 고령화, 디지털 전환, 탄소중립, ESG, 코로나19로 인한 뉴노멀 등 세계가 지각 변동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로봇에 대한 사회적 인식도 바뀌고 있다. 로봇과 인간이 공존하는 미래는 앞당겨질 것이다. 오래전부터 4차 산업혁명 핵심 기술로 여겨온 로봇의 쓰임새는 앞으로 더욱 넓어지고 깊어질 전망이다. 국내 유일 로봇 전문연구소인 한국로봇융합연구원(KIRO) 역할도 수중, 재난 안전, 건설 및 배관, 농업 등 4대 연구 강점을 넘어 새로운 분야로의 도전에 직면했다.

◇KIRO의 '새로운 도전'

KIRO는 기존 연구 강점 분야를 넘어 새로운 연구사업으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비대면 환경에서 일상생활 밀착 관찰과 함께 가족 구성원의 사회화 발달 멘토링이 가능한 AI 집사 홈서비스 개발'은 그런 연구 분야 가운데 하나다. 이 사업은 홈 로봇 서비스를 공급하는 개방형 서비스 플랫폼 기술을 개발하는 사업이다.

서큘러스가 주관하고 있는 이번 사업은 기존 하드웨어 종속적인 개인용 서비스 로봇의 비즈니스 모델 한계를 넘어 플랫폼을 중심으로 홈 로봇 서비스 생태계를 만드는 데 초점을 둔다. 사용자와 서드파티 애플리케이션 개발자의 플랫폼 참여자가 가치를 생산, 수익 창출을 만들어가도록 기술적 요소를 제공하는 것이 목적이다.

복합정보를 활용해 사용자 반응에 적응하는 멀티턴 대화 모델 기술, 홈 로봇 특화 서비스 실행을 위한 멀티모달 인간-로봇 상호작용 기술, 초개인화 서비스 추천 기술 등이 핵심기술이다. 현재 가족 구성원 간 관계 회복을 돕는 특화 서비스에서 활용되는 대화 맥락 기반 휴머노이드 제스처 생성 엔진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가 주관하고 KIRO가 참여하는 '실 환경 서비스 상황에서 사용자 반응에 지속해서 지역(Local) 적응하는 로봇 지능 기술개발'은 서비스 로봇의 클라우드 인공지능(AI)을 개발하는 연구개발 사업이다. 다양한 서비스 환경과 사용자에 스스로 적응하는 서비스 로봇의 확장적 지능 구조를 개발하는 것이 목표다. 또 이러한 기술 전략을 담은 서비스를 실제 사용자에게 제공, 기술과 서비스 품질을 검증하는 것이다. 이번 사업 핵심 내용은 ▲상황과 맥락에 따라 서비스를 개인화하는 지역 적응 학습 ▲클라우드 전역 지능 공유를 통한 로봇 지능 최적화 ▲전시관, 레스토랑 등 다양한 서비스 도메인에서 기술 적용성 검증 등이다. KIRO는 인지심리 실험을 통한 인간-로봇 상호작용 디자인 전략 수립, 로봇 개인화 서비스에 대한 사용자 인식 연구, 사용자 행동 패턴 분석을 통한 실 환경 로봇 서비스 효용성 검증 연구 등 인간 로봇 상호작용(HRI) 연구를 통해 정량적 수요 분석 연구를 하고 있다.

국방 관련 분야 로봇 기술개발도 한창이다. 산업통상자원부와 방위사업청이 공동투자하고, 국방과학연구소 민군협력기술개발사업으로 수행 중인 '상호연동 모듈형 근력 보조 엑소슈트 기술 연구'는 비정형 작업과 반복 작업에서 오는 근피로도 감소를 위한 부위 모듈형 타입의 엑소슈트 개발이 목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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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RO가 민관겸용기술개발사업 일환으로 개발중인 모듈 타입 엑소수트 이미지.

▲고효율 메커니즘 설계기술 개발 ▲인체 연동 제어기술 개발 ▲인체 적합 경량 기구 설계기술 개발 ▲의도 감지 및 인공지능 기술 등을 주로 연구하고 있다. 모듈형 엑소슈트는 상황에 따라 어깨, 허리, 무릎 엑소슈트 모듈을 각각 취사선택해 사용하거나, 연동해 함께 사용할 수 있고 근지구력을 50% 이상 보조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다.

선도형 핵심기술 개발 사업으로 진행 중인 '지휘통제 지능정보 플랫폼 구현기술'은 지능형 지휘 통제체계의 지능화·고도화를 위한 R&D 사업이다. 빅데이터 플랫폼과 AI 플랫폼에 대한 필요성에 따라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KIRO는 AI 플랫폼에 효율적으로 접근 가능한 자동화된 머신러닝(AutoML) 모델 개발과 이동식 지휘체계나 단위 모빌리티 전투체계 지원용 연합학습(Federate Learning) 모델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향후 개발한 모델은 다양한 AI 플랫폼에 적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KIRO는 또 다양한 제조업 현장에 로봇 기술을 도입, 국내기업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해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이와 관련 수산, 선박, 항공 분야 신규 연구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우선 수산 식품 생산 전주기를 디지털 데이터화 하고, AI를 적용해 지속 가능한 수산 식품을 생산·판매·소비하는 시대를 실현하기 위한 수산 식품 산업 융복합 기술개발을 수행하고 있다. 현재 마른김과 굴, 어묵 생산핵심공정(전처리 자동화 시스템, 제조 자동화 공정 기술) 자동화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수산식품공정에 대한 자동화 로봇 솔루션을 표준공정으로 제안해 수산 분야 생산성 향상과 국민 안전 먹거리에 대해 기여하는 것이 목표다.

인력 기반 생산 공정이 대부분인 대표적 3D업종 조선산업은 최근 수주량이 증가하지만, 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KIRO는 생산성 향상과 작업환경 개선을 위한 선박 제조공정 개선을 위한 제조 로봇 활용 공정 모델 및 제조공정 기술을 개발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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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RO가 신규과제로 추진하고 있는 선박 자동 용접 로봇.

RC 가공 부재 자동 인식 및 가공 데이터 자동 추출 로봇 공정 모델, 소형 부재 RC 가공 작업 로봇, 수용접 대체를 위한 이동형 용접 로봇 등 생산 공정에 필요한 다양한 로봇을 개발하고 있다. 기술개발 완료 후 조선 분야 부품생산, 의장, 조립 등에 적용된다면 선박 분야 기자재 중소기업 및 조선사의 품질향상과 생산성 향상에 기여할 전망이다.

KIRO의 가장 도전적인 분야는 항공이다. 현재 산업통상자원부 지원으로 '항공기 조립공정 개선을 위한 제조 로봇 활용모델 개발 사업'을 후생하고 있다. 항공기 제작 공정 문제점을 분석하고 개선방안을 제시해 자동화 솔루션을 개발, 생산성 향상과 품질 일관성 확보, 작업자 안전 확보 등 제조환경 개선이 목표다. 항공기 제조 분야 중소기업의 취약한 현장 여건 개선 및 관련 산업 생태계 창출을 기대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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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9월 완공될 로봇직업혁신센터 전용 건물 조감도

◇로봇 인재 양성을 위한 로봇직업혁신센터(RoTIC)와 강남ICT로봇리빙랩 운영

KIRO는 지난해 미래인재실을 신설하고 산하 로봇직업혁신센터와 강남ICT로봇리빙랩에서 로봇 분야 인재 양성을 위한 교육을 수행하고 있다. 산업부와 지자체 지원으로 운영되는 RoTIC은 로봇 전문인력 양성과 일자리 매칭을 통해 국내 로봇산업 발전과 제조기업 경쟁력 강화가 목표다.

현재 제조 로봇 교육장비 60여대를 구축해 실무형 로봇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산업용로봇 ▲협동 로봇 ▲PLC활용제어 ▲공정설계 시뮬레이션 SW 교육과정을 개설해 운영 중이다. 그동안 500명(로봇 오퍼레이터 475명 및 코디네이터 25명)의 로봇 인재를 양성했다. 오는 9월에는 연면적 3439㎡ 규모 전용 건물이 완공된다. 로봇 실습실 및 로봇자동화 테스트 전용 공간과 제조 로봇의 공정별 응용 실습을 위한 산업용 장비 110대를 단계적으로 구축해 오는 2024년까지 2100명 로봇 전문인력을 양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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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직업혁신센터의 6축 다관절 로봇

RoTIC은 특히 수준별·응용 분야별 로봇 전문 교육과정을 단계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재직자는 업무분야 전문성을 높이고, 로봇 분야로 직무 전환을 위해 교육에 참여하고 있다. 미취업자는 RoTIC 교육과정과 함께 취업 컨설팅 및 로봇 기업 특화 모의면접, 로봇 기업 채용연계형 인턴십 프로그램, 희망 직종 및 의향에 따른 일대일 맞춤형 기업 매칭 등 취업 연계 지원으로 대·중소기업 로봇 엔지니어, 연구기관 연구직 등으로 진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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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직업혁신센터에서 협동로봇 기초 교육을 진행하는 모습.

강남ICT로봇리빙랩은 ICT·로봇 분야 창업기업 지원과 로봇 인공지능 전문인력을 양성하고자 구축된 시설이다. ▲기업 입주사무실 ▲로봇·AI 연구를 위한 전문장비 ▲실환경 실증이 가능한 '휴먼 인터랙션 실험실'을 구축했다.

지난 2019년부터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기획평가원 지원으로 34세 이하 로봇 분야 취업준비생을 위한 'AI물류로봇 전문가 양성 아카데미'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교육생들은 400시간의 AI, 모바일 로봇, 로봇 공정설계 등 이론 과정을 이수하고, 로봇 기업 멘토와 실무프로젝트를 수행한다. 이 교육과정은 로봇 기업이 필요로 하는 인재를 직접 양성하고 채용연계로 이어지는 점이 특징이다. 현재 수료생들은 현대자동차, 삼성전자, 유진로봇, 한국오므론제어기기 등에 취업 성공했다. 또 강남구 청소년을 대상으로 '강남 로봇AI 실무형 인재 양성' 사업도 진행 중이다. 편의점, 카페 등 서비스 산업의 무인화·스마트화에 필수적인 머신러닝, 영상 인식, 모바일 로봇, 협동 로봇 등이 포함된 5개월간 이론과 실무프로젝트다. 교육생에게는 기업홍보 세미나, 기업 현장 방문 등 다양한 교류 프로그램을 제공해 양방향 채용연계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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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유 특허 262건, 다양한 기업지원 프로그램 운영 및 기술 상용화

KIRO는 현재 로봇 관련 보유 특허만 262건에 이른다. 지난 10년간 특허 등록 건수는 28배 늘었다. 기술과 노하우가 상용화될 수 있도록 국내 200여 관련 기업과 협력하고 있다. 그 결과, 총 4건의 로봇전문기업을 설립했고, 로봇전문기업을 통해 도장 공정(자동차 부품) 자동화 로봇, 수중청소 로봇, 농업용 로봇 등 다양한 제품 상용화 성과를 창출했다. 현재까지 기술이전 성과도 50여건에 달한다. 수중건설로봇(URI-T)이 대표적인 기술이전 성공사례다. 앞으로 공동 R&D, 기술지원, 인력지원, 상용화 지원 등 다양한 로봇 기업 성장 프로그램을 기획 및 운영해 로봇 기업과의 협업 기회를 넓혀갈 계획이다.

◇로봇전문과학관 로봇라이프뮤지엄 및 20년 전통의 로봇경진대회

KIRO는 로봇 대중화에도 앞장서고 있다. 본원 1층에 운영 중인 로봇전문과학관 '로보라이프뮤지엄'은 2008년 개관 후 연간 2만명 이상의 관람객이 방문했다. 로봇 전시뿐 아니라 전시와 연계한 로봇코딩교육프로그램, 기관 맞춤형 로봇직업체험프로그램을 개발·운영하며 과학관의 교육기능과 역할을 확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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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로봇융합연구원이 진행한 로봇캠프 장면

KIRO가 개발한 로봇과 보유 기술을 활용해 타 지역 과학관에서는 볼 수 없는 차별화된 전시콘텐츠 구축도 성과를 보고 있다. 지난해 과기정통부와 한국과학관협회가 진행한 '2021년 지역과학관 활성화 지원사업(전시콘텐츠 개발)'을 유치, 배관 로봇을 활용해 로봇과 미디어아트가 융합된 'THE HERO 파이프 속의 영웅' 전시콘텐츠를 개발해 눈길을 끌었다. 'THE HERO 파이프 속의 영웅'은 올해 전국 과학관을 순회 전시한 후 최종 로보라이프뮤지엄 KIRO 홍보관에 상설 전시될 예정이다.

로봇 기업과의 긴밀한 협력으로 국내 로봇 기업의 다양한 로봇을 소개 및 전시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플레토의 바리스타 로봇, 폴라리스 방역 로봇, 클로봇 안내서비스 로봇 등 총 6종 신규 콘텐츠를 선보였다. 리빙랩 환경으로 해당 로봇에 대한 관람객의 반응과 만족도 조사 결과를 기업과 공유하며 로봇 기업 제품력 향상 및 서비스 질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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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육군본부가 주최하고 한화디펜스가 후원해 열린 국방로봇경진대회 수상자들.

한국지능로봇경진대회는 총 7000만원대 상금 규모로 20년 전통의 국내 최고 권위 대회다. 육군본부 주최, 한화디펜스 후원으로 국방로봇경진대회도 개최하고 있다. 특히 국방로봇경진대회는 군에서 필요로 하는 요소 기술을 미션화해 총 5개 트랙에서 순위를 정하는 대회로, 지난해에는 전국 이공계열 전공 대학생 총 17개팀, 82명이 참가해 열띤 경쟁을 벌였다. 향후 안전로봇실증센터 테스트베드를 활용한 실증현장 중심 대회로 키워나갈 계획이다.

◇KIRO 2.0 국제협력 활성화로 글로벌 연구기관으로 도약

지난 10년간 다양한 로봇 분야 기술 축적과 기업지원을 해온 KIRO가 'KIRO 2.0시대'를 열어가기 위해 글로벌 협력 강화와 주도적 로봇산업 생태계 강화에 나선다.

우선 글로벌 협력 강화 분야는 올해부터 해외 주요 대학, 연구기관 및 기업들과 네트워크를 강화해 글로벌 로봇 연구기관으로 성장할 계획이다. 그동안 코로나19 상황에서 수중건설 로봇의 첫 해외시장 진출, EU 허라이즌(HORIZON) 2020 연구사업 참여 등 국제협력 경험을 바탕으로 올해는 해외 협력을 더욱 확장하고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두 번째는 주도적 로봇산업 생태계 강화다. 현재 대학과 연구소는 개발과 연구 결과물이 사업화되려면 추가 투자와 개발이 필요하다. 특히 인력과 자본이 부족한 중소기업으로서는 사업화에 어려움이 많다. KIRO는 기술성숙도(TRL) 부스터 프로그램을 활성화해 유망한 기술의 성숙도를 높이고, 나아가 자회사 설립을 통해 사업화를 촉진할 계획이다.

여준구 KIRO 원장은 “올해 로봇 분야 글로벌 협력을 강화하고, 주도적 로봇산업 생태계를 강화해 글로벌 로봇 전문 연구기관 KIRO 2.0으로 성장하는 원년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포항=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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