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POSTECH)은 김철홍 전자전기공학과·IT융합학과 교수, 글로벌 헬스케어 의공학 연구소 박신영 박사, 기계공학과 통합과정 성민식 씨, IT융합공학과 박사과정 김현희 씨 연구팀이 지멘스 헬시니어스 초음파 프로브 연구팀과 함께 손과 발처럼 넓은 부위를 한 번에 찍을 수 있는 3차원 광음향·초음파 통합 영상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20일 밝혔다.
'광음향·초음파' 융합 영상은 몸속 구조와 혈관 상태를 동시에 볼 수 있는 진단 기술이다. 혈관에서 나오는 미세한 소리를 잡아내는 '광음향' 기술과 소리를 쏘아 반사되는 신호로 몸속 구조를 그려내는 '초음파' 기술을 합친 것이다. 문제는 촬영 부위가 넓어질수록 장비는 기하급수적으로 비싸지고 복잡해진다. 결국 여러 번 나눠 찍은 다음 이어 붙여야 했고, 영상 왜곡을 피하기 힘들었다.

연구팀은 장비를 스마트하게 사용하는 방법으로 이를 해결했다. 초음파 센서는 아주 작은 마이크와 스피커 역할을 하는 소자 수백 개가 일렬로 붙어 있는 형태인데, 이들을 한꺼번에 전부 다 켜서 쓰려면 그만큼 비싸면서 복잡한 장비가 필요하다.
연구팀은 소자를 일부 구간씩 순서대로 빠르게 켰다가 끄는 '디지털 멀티플렉싱(Digital Multiplexing)' 기술을 개발했다. 768개나 되는 소자가 달린 센서를 쓰면서도 파도타기 순서와 타이밍을 정밀하게 제어하는 반도체 칩 'FPGA' 덕분에 영상 선명도와 해상도는 유지하면서 한 번에 못 찍던 부위를, 이어 붙이지 않고 한 번의 스캔으로 찍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이 기술로 연구팀은 손바닥, 손등, 팔뚝, 발 등을 단 한 번의 스캔으로 촬영했고, 미세한 혈관들이 3차원 입체 지도처럼 선명하게 드러났다. 기존에 손에 들고 쓰는 초음파 탐촉자는 소자가 128~192개 정도 붙어 있어 한 번에 찍을 수 있는 폭이 약 38㎜에 불과했지만, 이번 연구에서는 768개 소자가 붙은 탐촉자를 활용해 한 번에 찍을 수 있는 폭을 154㎜까지 넓혔다. 또 여러 색 빛을 쏘아 혈액 산소 농도를 수치로 계산하고, 병원에서 쓰는 펄스옥시미터(산소포화도 측정기) 측정값과 비교해 정확도도 검증했다.
지금까지는 부위를 나눠 찍고 이어 붙이며 어느 정도 오차를 감수해야 했지만, 이 기술이 실제 도입된다면 단 한 번의 스캔만으로 정확한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된다. 특히 혈액 순환 상태를 세밀하게 살펴야 하는 당뇨 환자나, 화상이나 상처 부위 혈류 회복 상태를 추적해야 하는 환자에게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철홍 교수는 “대면적 광음향·초음파 융합 영상 대중화를 가로막았던 하드웨어 확장성과 복잡도라는 장벽을 디지털 제어 기술로 넘어섰다”고 했다. 박성식 지멘스 상무는 “개발 초기 단계부터 포스텍과 협력해 상용 하드웨어에 차세대 영상 구조를 구현했다”라며, “의료기기 분야에서 대학과 기업이 만들어 낼 수 있는 기술 확장성의 좋은 사례”라고 밝혔다.
한국연구재단, 교육부 대학중점연구소사업,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중견연구사업, 딥사이언스 창업 활성화 지원사업, 바이오의료기술개발 사업, 국가연구소(NRL 2.0) 사업, 보건복지부 보건의료기술 연구개발사업, 4단계 두뇌한국 21(BK21 FOUR) 사업 지원을 받아 수행된 이번 연구 결과는 최근 광학 분야 국제 학술지 '레이저 앤 포토닉스 리뷰'에 게재됐다.
포항=정재훈 기자 jhoo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