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이 지역사업부 인력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사업 부진이 이어진데 따른 조치다. 특히 국내 오프라인 중심 사업이 직격탄을 맞으면서 해당 인력을 중심으로 재배치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말부터 오프라인 영업을 담당하는 지방 직원 약 30%를 대상으로 개별 평가 면담 후 이동 발령을 내고 있다. 퇴사를 원하는 직원들은 퇴직금과 위로금 명목으로 수 개월치 급여를 지급한다.
이 과정에서 일부 직원들의 반발이 나오며 내부 잡음도 일고 있다. 지역 이동 발령이나 퇴사를 원치 않는 직원을 서울 본사로 강제 발령을 내고 직무 보장이나 주거비 지원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주장이 나온다.
한 직원은 “부산 지역에서 근무하는 직원을 서울로 발령을 내리면서 주거비를 비롯한 지원이나 직무 보장도 없다. 이는 사실상 권고사직이나 정리해고로 보인다”면서 “현재는 지역사업부만을 대상으로 하지만 이러한 인력재배치가 서울로 확산될 수도 있어 직원들의 동요가 크다”고 말했다.
아모레퍼시픽이 구조조정을 진행하는 것은 실적 압박으로 인한 체질 개선 일환으로 풀이된다. 아모레퍼시픽그룹 작년 연결기준 분기 실적은 3분기 연속 내리막을 걷고 있다. 지난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1762억원에서 2분기 912억원, 3분기 517억원까지 하락세를 보였다.
4분기 실적 전망도 어둡다. 박은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아모레퍼시픽의 4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전년 동기보다 1% 늘어난 1조2000억원,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흑자 전환한 378억원으로 전망한다”면서 “시장기대치(영업이익 565억원)를 약 33% 하회할 것”이라고 전했다.
국내 사업 부진은 경쟁사들에 비해 디지털 전환 대응에 뒤처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아모레퍼시픽은 이니스프리, 에뛰드 등 브랜드와 편집숍 아리따움을 가두점으로 운영 중이다. 비대면 소비추세가 확산되며 온라인 구매 수요가 늘고 있지만 기존 가두점을 의식해 디지털 전략에 소극적인 모습이다. 경쟁사들의 경우 가두점과 시너지를 내는 '옴니채널'을 주요 전략으로 취하고 있다.
한편 글로벌 마케팅 리서치 기업 칸타월드패널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기준 아모레퍼시픽의 화장품시장 점유율은 16.4%다. 2016년 31.9%에 달했던 점유율은 5년 만에 반토막 났다.
박효주기자 phj20@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