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목적 '2㎚ 대량 생산' 변경
첨단 패키징 팹 투자는 보류키로
핵심 고객사 최선단 공정 요구
美 현지 생산능력 확보 대응 방침
미국 정부 보조금을 확정지은 삼성전자가 테일러시에 2나노미터(㎚) 공정 투자를 집중한다. 당초 예정했던 첨단 패키징 투자는 보류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030년까지 테일러에 2㎚ 파운드리 공장 2개와 차세대 공정을 연구개발(R&D)하는 곳까지, 총 3개 공장(팹)을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이같은 내용은 지난 4월 예비거래각서(PMT) 발표 때와 달라진 것이다. 당시 포함됐던 첨단 패키징 팹 투자가 제외되면서 일자리 기대 숫자도 4500명에서 3500명으로 줄었다.
투자 목적도 '2·4㎚ 대량 생산'에서 '2㎚ 대량 생산'으로 변경돼 발표됐다. 앞서 삼성전자는 수요 부진과 시황 변화로 테일러 파운드리 공정을 4㎚에서 2㎚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한 바 있다. 다만 회사는 4㎚ 투자도 검토 중으로, 구체적 시기나 투자 규모는 고객사와 시황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
또 미국에서 '파운드리→패키징'으로 이어지는 턴키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었으나 파운드리 사업이 부진하면서 투자 속도 조절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삼성전자의 미국 투자 규모는 줄었다. 지난 4월 발표된 450억 달러(약 65조2275억원) 대비 17.7% 낮은 370억 달러(약 53조6315억원)로 감소했다. 투자 축소에 보조금도 64억 달러(약 9조2768억원)에서 47억4500만 달러(약 6조8851억원)로 25.8% 감소했다.
삼성전자는 이제 2㎚ 파운드리에 모든 자원을 쏟아부을 것으로 예상된다. 테일러 공장은 당초 올해 연말 가동을 예정했으나 2026년 첫 양산으로 일정이 밀린 상태라 더 이상 지체할 여유가 없다.
엔비디아, 애플, 퀄컴, AMD 등 핵심 고객사들도 최선단 공정을 찾는 데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인 TSMC는 물론 인텔도 미국에서 2㎚ 이하 공정을 양산하려 해 삼성전자로서는 승부를 걸어야 할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2㎚ 공정 안정화에 주력하는 한편 미국 현지 생산능력을 확보해 고객사 대응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연말 인사에서 삼성 파운드리 사업 수장이 된 한진만 사장은 임직원들에게 보낸 첫 메시지에서 “2㎚ 수율을 획기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진형 기자 j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