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식약처의 '숙취해소' 문구 표시 규제가 신설됨에 따라 편의점 등 유통업체가 인체 적용시험 등을 통과하지 못한 제품의 발주를 정지한다. 숙취해소제를 생산하는 식품·제약 업체들은 효과 인증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번 규제로 업계는 신뢰도 높은 제품 위주로 재편될 것이란 전망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편의점 CU는 내 HK이노엔의 컨디션, 한독의 레디큐, 등 서영이앤티의 모닝이즈백(환, 스틱, 음료) 15종의 숙취해소제 발주를 최근 정지했다. 해당 제품의 임상실험·광고 심의 등이 마무리되면 발주정지를 푼다는 계획이다.
식약처가 오는 1월 1일 적용되는 '숙취해소 표시·관련' 규정으로 인해 식약처 심사를 완료하지 못한 상품의 발주가 정지된 것이다. 다만 최근 숙취해소 효과를 입증한 삼양사 상쾌환 시리즈는 발주가 가능하다.
지난 2020년 식약처는 '식품등의 표시 또는 광고 실증에 관한 규정'을 개정했다. 해당 규정은 4년의 유예기간을 거쳐 내년 1월 1일 시행을 앞두고 있다. 내년부터는 인체적용시험 등을 통해 '숙취해소' 효과를 입증한 제품만 해당 표현을 표시하거나 광고에 사용할 수 있다.
세븐일레븐은 제조업체와 임상 실험을 마무리하지 못한 상품 등에 대한 반품 여부를 논의 중이다.
이번 숙취해소 규정 신설로 유통사에서 발주 정지가 시작된 만큼 업계는 숙취해소 근거를 확보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HK이노엔 '컨디션', 롯데칠성음료 '깨수깡', 동국제약 '이지스마트' 등은 인체 적용 시험을 마쳤고, 제품별로 마케팅을 위한 식품산업협회의 심의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HK이노엔은 심의가 마무리되면 리뉴얼 제품을 내년 초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서영이앤티의 '모닝이즈백'은 인체 적용 시험을 진행 중이고 오는 12월 중 결과가 발표될 예정이다.
해당 규제로 숙취해소 시장은 소비자 신뢰를 얻은 제품 위주로 재편될 전망이다. 데이터가 풍부하고 임상 시험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대형 업체의 시장 지배력이 공고해질 것이란 평가다. 그간 숙취해소 시장은 수많은 업체가 뛰어들면서 지속 성장해 왔다. 지난해 국내 숙취해소제 판매액은 3473억원으로 전년(3144억원)보다 10.4% 늘어났다.
업계 관계자는 “인체적용시험 비용 부담과 숙취와 관련한 데이터 확보가 중요해지는 만큼 중소 브랜드가 난립하는 것은 줄어들 것”이라며 “마케팅 표현에서 검증 없이 숙취 해소 효과를 사용하던 부분도 식약처 가이드라인을 통해 걸러지면서 옥석가리기가 본격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성전 기자 castlek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