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실가스 배출량, LG 줄고 삼성 늘었다

2년 새 LG 33%↓ 삼성 17%↑
국내외 사업장 감축 활동 불구
생산시설 확충따라 실적 갈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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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는 최근 2년 새 온실가스 배출량이 약 33% 줄었고 삼성전자는 이와 반대로 약 1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양사 모두 국내외 사업장에서 적극적인 온실가스 감축 활동을 벌이고 있지만 생산시설 확충에 따른 온실가스 배출량 증감이 두 회사의 실적을 갈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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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자료:삼성전자]

LG전자와 삼성전자가 공시한 3분기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LG전자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2018년 134만1180톤에서 지난해 89만8619톤으로 약 33% 급감했다. 반면에 삼성전자는 같은 기간 1075만2832톤에서 1253만2779톤으로 약 17% 늘어났다.

환경부가 발표한 '2020년 국가 온실가스 잠정배출량'에서 국가 전체적으로 2018~2020년 10.9% 감소를 대입해 보면 LG전자는 국가 감축량의 세 배를 줄였고, 삼성전자는 약 두 배 역주행한 셈이다.

LG전자는 오는 2030년까지 탄소중립 실현, 2050년까지 국내외 모든 사업장 RE100 달성을 중장기 목표로 설정하고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노력을 하고 있다. 현재 추세라면 정부가 상향한 2030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인 40% 조기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TV,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등 다양한 제품을 대상으로 탄소발자국·물발자국 인증을 받는 등 인증 제품을 지속 확대하고 있다. 탄소중립과 순환경제 실현을 위해 올해부터 2030년까지 총 60만톤의 재활용 플라스틱을 사용한다는 목표도 세우고 이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 7월에는 국내 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여서 탄소중립을 실현하자는 글로벌 캠페인 '비즈니스 앰비션 포 1.5℃'에 참여한다고 선언했다. LG전자는 제품 생산 단계의 직접 온실가스 배출과 간접 온실가스 배출의 총량을 2030년까지 2017년 대비 약 54% 줄일 계획이다. 또 제품 사용 단계 온실가스 배출도 2030년까지 2020년 대비 20% 감축하는 등 전방위적인 온실가스 줄이기를 추진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증가한 원인으로는 이 시기 반도체 생산라인 증설 집중이 꼽힌다. 지난 2017년 하반기에 가동하기 시작한 평택 1라인, 극자외선(EUV) 전용 화성 'V1 라인'과 D램·낸드·파운드리까지 생산하는 세계 최대 반도체 생산시설 평택 2라인이 지난해 가동되기 시작함으로써 대량의 에너지소비와 온실가스 배출량 증가 원인으로 작용했다.

삼성전자는 미국·유럽·중국 지역의 모든 사업장에서 2020년 기준 사용하는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전환, RE100을 달성했다. 국내에서도 수원사업장과 기흥사업장에 각각 1.9㎿, 1.5㎿ 규모의 태양광 발전 설비를 설치했다. 평택사업장에는 0.4㎿ 규모의 태양광 발전 설비와 200RT 규모의 지열 발전 설비를 추가로 설치했다. 또 올해부터 시행되는 녹색프리미엄 제도를 활용, 재생에너지 사용을 확대하고 있다. 그럼에도 반도체 생산시설이 집중된 국내에서는 워낙 에너지 소비량이 많고, 생산시설 증설에 따른 온실가스 배출 증가량을 상쇄하기 어려운 상황인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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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구미사업장. [자료:LG전자]

한 재계 관계자는 16일 “삼성전자가 국내 반도체 시설 투자로 말미암아 온실가스 배출량이 늘어난 부분은 단순히 환경적 측면만으로 볼 것이 아니라 국가 산업과 경제적 측면도 고려해야 한다”면서 “아직 초기 단계인 국내 RE100 이행 수단이 좀 더 확대되면 삼성전자도 더욱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와 삼성전자의 온실가스 배출량 추이 (괄호는 2018년 대비 증감)

[자료: 각 사 사업보고서 취합]

온실가스 배출량, LG 줄고 삼성 늘었다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