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어느덧 2022년을 준비해야 할 시점이 다가왔다. 많은 기업 관계자들이 내년도 신규 사업 계획안을 작성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단연 주목받고 있는 단어 중 하나가 바로 '메타버스'다.
메타버스 의미를 직역하자면 초월 또는 그 이상을 뜻하는 메타(meta)와 세상을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가 합쳐진 단어가 메타버스(metaverse)로 '초월적 세상'을 의미한다. 가상·증강현실(VR·AR)과 같은 가상융합기술(XR: eXtended Reality) 활용을 강조해 '확장 가상세계'로 정의되기도 한다. 다시 말해 메타버스는 온라인 공간을 이용하는 새로운 방식을 나타내는 표현이다. 메타버스라는 표현은 메타버스는 1992년 미국 소설가 닐 스티븐슨 소설인 '스노우 크래시'에서 아바타가 활동하는 인터넷 기반 가상세계를 표현하는 말로 처음 등장했다고 한다.
메타버스 개념은 이미 1990년대 초부터 등장한 개념임에도 불구하고 최근 메타버스 단어가 다시금 재조명 받고 있는 이유는 코로나19 때문이다. 코로나19로 금지된 대규모 공연·행사를 메타버스 형태로는 사업 수행이 가능하면서 많은 기업이 지금의 제약 조건을 극복할 수 있는 대안으로 메타버스에 주목한 것이다. 하지만 2022년 사업계획을 수립하기 위해서는 메타버스 개념을 이상에서 설명한 바와 같은 포괄적 수준으로만 정의 내려서는 안될 것이다. 메타버스를 어떻게 구현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들이 도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메타버스는 테크놀로지와 이용자 간 관계를 어떻게 도출하느냐에 따라 그리고 테크놀로지와 현실 간 관계를 어떻게 보여주느냐에 따라 구분할 수 있다. 이러한 두 가지 기준으로 메타버스를 구분할 경우, 메타버스는 크게 네 가지 범주로 나눌 수 있다. 현실 간 관계를 사적인 형태로 형성하는 방식은 아바타, 온라인 프로필, 직접 등장 등 방법으로 이용자 정체성과 행위성의 발현에 초점을 둔 기술이다. 이에 반해 외적인 형태로 형성하는 경우, 이용자를 둘러싸고 있는 바깥 세계에 대한 정보와 통제력을 제공하는 기술이다.
테크놀로지를 이용해 표현하는 방식은 증강과 시뮬레이션으로 구분할 수 있다. 먼저 증강은 이용자가 인식하는 물리적 환경 위로 새로운 제어·정보 시스템 레이어를 쌓아 올리는 기술을 의미한다. 이에 반해 시뮬레이션은 이용자 및 객체 간 상호작용을 위한 장소로서 현실을 모방한 가상의 세계를 제공하는 기술을 의미한다.
이상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메타버스를 이용자 간 관계와 테크놀로지 두 가지 관점으로 구분할 경우, 총 네 가지 형태의 메타버스 영역이 도출된다. 먼저 현실 간 관계를 사적인 형태로 구현하면서 가상 공간은 증강현실로 구현하는 방식은 라이프로깅에 해당한다. 이러한 라이프로깅은 사물과 사람에 대한 일상적 경험과 정보를 기반으로 형성된 메타버스 세계를 의미한다. 이에 반해 사적인 영역에서 가상현실 기술을 활용한 영역은 가상세계를 의미한다. 이러한 가상세계는 디지털 데이터로 구축한 세상으로 마인크래프트, 로블록스, 제페토 등이 여기에 한다.
이용자 간 관계는 외적이며 기술적 표현 방식은 증강으로 분류될 경우, 증강현실을 의미한다. 이러한 증강현실은 현실공간에 가상의 2D 또는 3D 물체가 겹쳐져 상호작용하는 환경을 의미한다. 관련된 대표 기업으로는 포켓몬고를 꼽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외적인 관계를 시뮬레이션 형태로 구현한는 방식은 거울세계라 부른다. 거울 세계는 실제 세계를 그대로 투영한 정보가 확장된 가상세계를 의미한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구글 어스, 네이버, 카카오 지도, 에어비앤비 등이 해당한다.
이처럼 메타버스도 기술을 구현하는 방식과 그 속에 관계를 구현하는 방식에 따라 전혀 다른 내용으로 구분된다. 아직도 메타버스라는 용어만 관심을 두고 있다면 보다 구체적 분류체계가 있음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박정호 명지대 특임교수 aijen@mj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