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핀테크, 증권, 저축은행에 이어 카드사 등 대부분 금융사에 오픈뱅킹이 도입됐다. 이에 하나의 금융 애플리케이션(앱)에서 다른 금융사에 있는 내 금융자산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게 됐다. 다만 보험 관련 내 금융자산은 확인이 불가하다. 보험사들이 오픈뱅킹에 따른 실익이 크지 않다는 이유로 합류에 미온적이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KB국민·우리카드 등 일부 지주계열 카드사를 시작으로 카드업계가 차례로 오픈뱅킹 서비스를 개시하면서 은행과 핀테크, 증권사, 저축은행 등 대부분 금융사의 오픈뱅킹 서비스가 열렸다.
오픈뱅킹은 하나의 앱으로 모든 금융자산을 조회, 이체까지 가능한 서비스를 말한다. 일례로 내가 주거래하는 A은행 앱에서 B증권사나 C저축은행 등에 있는 내 금융자산 내역을 확인하거나 이체하는 것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특히 이번에 카드사가 오픈뱅킹에 합류하면서 카드결제 내역까지도 조회할 수 있게 됐다. 소비자가 각 금융사 앱을 설치하던 불편이 대폭 개선되는 것이다.
다만 보험사는 상황이 다르다. 현재 오픈뱅킹 서비스 합류에 의지를 표명하는 보험사는 전무하다. 보험사가 오픈뱅킹 합류로 얻을 수 있는 실익이 크지 않다는 것이 이유다. 실제 대형사를 비롯 중소형 보험사 등 모두가 오픈뱅킹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다른 금융사와 다르게 수신이나 지급결제 기능이 없고 보험의 경우 은행, 증권, 카드와 다르게 사용자 접근도 낮다”면서 “현재 보험협회가 운영하는 서비스로 보험계약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상황에 오픈뱅킹 합류에 따른 실익이 크지 않다고 업계가 분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보험계약의 경우 생명·손해보험협회가 운영 중인 '내보험찾아줌'을 통해 내가 가진 계약 등을 조회하는 것이 가능하다.
다만 전문가들은 향후 금융시장 변화에 대비해 보험사 역시도 오픈뱅킹 합류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빠르게 변하는 개방형 생태계 전환으로 향후 핀테크·빅테크 등 플랫폼 기업의 보험판매·중개서비스 진출이 본격화될 때 보험회사 플랫폼 종속이 타 업권보다 빠르게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다.
손재희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오픈뱅킹은 하나의 앱으로 모든 금융기관과 연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보험사가 고민하는 고객 접점 확보란 숙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오픈뱅킹 안에 은행, 카드 등이 포함돼 일부 보험업권의 경우 자산관리 서비스 제공 등에 대해 혜택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