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평균판매단가 역대 최고치 경신
10개월 만에 각각 주가 344%·248% 상승 기록
테슬라 전기차 생산 확대...주요국 친환경 정책
국내 배터리 3사에 호재·관련 기업 테마주 부상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되면서 생산과 판매에 차질을 빚었다. 그러나 점차 악영향에서 벗어나면서 시장 기대치를 넘어서는 상승세를 달성했다. 특히 1분기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2분기와 3분기 양사 영업이익은 모두 50%를 넘어섰다. 코로나19로 판매량은 감소했지만 신차가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기 때문이다.

양사 모두 평균판매단가(ASP)가 높아지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것도 실적 개선에 한 몫 했다.

기아차의 경우 내수 ASP가 2017년 2370만원, 2018년 2450만원, 2019년 2490만원에서 지난해 3분기 2770만원으로 매년 증가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수출 ASP는 2017년 1만5400달러에서 지난해 3분기 1만8400달러로 상승했다.

현대차도 수출과 내수 ASP가 모두 상승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글로벌 ASP는 1만5400달러(약 1700만원)로 전년 대비 6.9% 개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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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현대·기아차는 2009~2013년 사이클 성공과 2014~2018년 사이클 실패를 경험했고 이번 2019~2023년 사이클이 성공하면서 10년 만에 실적 확장 국면 진입을 앞뒀다”며 “올해 영업이익을 현대차 7조4200억원(전년 대비 154%), 기아차 3조9200억원(전년 대비 122%)으로 역대 최대 규모 실현을 전망한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실적 호조로 현대차와 기아차 주가도 고공행진했다.

지난해 현대차 주가는 코로나19 팬데믹 영향으로 장중 6만5000원(2020년 3월 20일)까지 낮아졌으나 이후 회복하면서 지난 1월 11일 기준 장중 28만9000원까지 치솟았다. 약 10개월 만에 주가가 344% 상승한 것이다. 기아차 주가도 2만1500원(3월 23일)에서 7만5000원으로 248% 상승했다.

증권가에서는 두 완성차 업체의 실적 회복뿐 아니라 순수전기차(BEV) 관련 자동차부품과 배터리 관련 기업에도 주목하고 있다. 글로벌 전기차 대표주자인 테슬라뿐 아니라 현대차도 전기차 사업 확대에 나섰다. 중국과 유럽에서 전기차 생산이 늘어나는 등 전기차 대중화가 빨라졌기 때문이다.

특히 테슬라가 2030년까지 연간 2000만대 생산 계획을 발표한 것도 전기차 시장 확대 기대감을 키우는 요소다. 2019년 기준 세계 연간 자동차 시장 규모가 8756만대임을 감안하면 상당한 수준이다. 테슬라는 원가를 절감하고 생산공정을 단순화해 전기차 가격을 낮춰왔다. 생산량을 증대시켜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전략이다. 2만5000달러(약 2700만원) 전기차 생산 목표도 발표했다.

이처럼 전기차 시장 확산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글로벌 전기차 제조사에 배터리 완성품을 공급하는 국내 배터리 3사에 관심이 올라갔다.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과 관련 핵심소재·장비를 공급하는 국내 중견·중소기업이 테마주 기업에 떠올랐다.

에코프로비엠·엘앤에프(양극재), 포스코케미칼·대주전자재료(음극재), 두산솔루스·일진머티리얼즈·SKC(동박), 천보·후성·솔브레인·동화기업(전해질·전해액) 등 이차전지 소재기업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증시에서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배터리 3사인 LG화학, SK이노베이션, 삼성SDI는 지난해 주가가 큰 폭으로 성장한데 이어 이달 초에도 주가가 지속 상승했다.

LG화학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주가가 장중 23만원(2020년 3월 19일)까지 하락했으나 지난 1월 11일 기준 장중 104만5000원까지 치솟아 최고 주가 기록을 세웠다. 약 10개월 만에 주가가 354% 폭등한 셈이다. 배터리 사업을 전담하는 LG에너지솔루션 법인을 출범시켰으며 올해 기업공개(IPO) 가능성도 있어 증권가에서 거는 기대가 커졌다.

SK이노베이션 주가도 고공행진했다. 지난해 최저 5만5100원(2020년 3월 19일)에서 지난 11일 기준 31만8500원까지 치솟아 주가가 478% 뛰었다. 삼성SDI 주가는 18만원(2020년 3월 19일)에서 11일 기준 77만3000원으로 상승해 329% 성장했다.

자동차·배터리 업계에서는 올해를 순수전기차 확대 원년으로 보고 있다. 유럽의 강력한 탄소배출 규제, 중국의 소비자 구매보조금 연장, 미국 신 정부의 환경규제와 현지의 전기차 선호 등으로 순수전기차가 전체 자동차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빠르게 늘어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글로벌 전기차배터리 출하량은 2018년부터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전기차배터리 출하량은 2017년 5만9127메가와트(MWh)에서 2018년 10만4MWh로 급성장했다. 2019년 11만7929MWh 규모로 예상된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전기차 관련 업계가 일시적 부진을 겪었다. 하지만 이후 다시 성장곡선을 그렸고 올해 글로벌 주요 국가들이 친환경 정책에 속도를 내고 있는데다 경기 회복 기대감도 형성돼 높은 성장세를 달성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김영우 SK증권 연구원은 “전기차와 함께 차량용 반도체도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어 차량용 반도체 공급부족은 전기차 확대 생산을 준비하는 완성차 기업에 리스크”라며 “이차전지 소재기업의 생산능력 확대가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며 완성차 기업의 충분한 이차전지 확보 여부도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