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인재양성 요람 'WISET'…여성 인재가 국가 경쟁력 이끈다

세계경제포럼은 '미래 일자리 보고서'에서 2025년까지 데이터 분석, 콘텐츠 생산, 인공지능(AI) 등 분야에서 9700만개 일자리가 새로 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바이오 헬스, AI, IoT, 전기·자율차, 로봇, 소프트웨어(SW), 콘텐츠, 증강현실(AR)·가상현실(VR), 3D프린팅, 항공·드론 등 신기술·신산업 분야 전문인력 확보가 미래 국가 산업 경쟁력이 되고 있다.

그러나 관련 업계에서는 인력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인력 수급 불균형 해소를 위해 다수 교육기관에서 미래 신기술 인력 양성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산업구조 및 고용환경 변화에 발맞춘 신기술·신산업 분야 여성 인재 양성에 집중하고 있는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소장 안혜연, 이하 WISET)의 성과가 남다르다.

◇일자리 발굴 다양화…수요처 연계 교육 효과 높여

WISET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후원으로 2017년부터 '신산업·신기술 인재 양성 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있다. 올해는 특히 정보보안, 오픈소스, AI, 디지털 콘텐츠 분야로 나눠 각 3~4개 전문과정을 개설해 집중 교육하고 있다. 각 과정 멘토링을 협력 기관에서 진행해 현장 및 전문 교육 및 다양한 일자리 창출 효과도 높이고 있다. '데이터분석 전문가 양성과정'에서는 조별 프로젝트 수행에서 기업 현직자의 멘토링이 진행된다. 수료자 중에는 멘토링을 진행했던 이랜서에 채용이 되는 등 실제 일자리 진입까지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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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콘텐츠 지도사 양성과정 교육

'인공지능 콘텐츠 지도사 양성과정'은 KT가 기가지니 키트를 지원, 교육생이 현장에서 사용하는 장비를 활용해 경험을 쌓을 수 있다. '정보보안 전문인력 양성과정'은 한국MS, JA KOREA가 교육 프로그램에 공동으로 참여해 산업계 동향을 반영한 최신 교육을 체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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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소스 개발자 양성과정 교육

'오픈소스 AI 실무인력 양성과정'은 한국공개소프트웨어협회와 공동으로 필요한 기초역량 온라인 학습 서비스를 제공한다. 오픈소스 경진대회 진출까지 필요한 멘토링과 실습으로 프로그래밍 실력을 높일 수 있게 돕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고용위기에도 수료생들의 취업 성과가 높다.

김수영 씨는 코딩 과목으로 종종 강단에 섰지만 최근 대학에서 요구하는 신산업 분야 역량을 키우기 위해 WISET 교육 과정을 선택했다. 김 씨는 '인공지능 콘텐츠 지도사' 과정 수료 후 수도권 한 대학에서 AI 과목 교양 강사 자리를 얻었다. 강희숙 씨는 빅데이터, 인공지능 과정을 수료하고, 대형 입시학원에 AI 기술 담당으로 취업했다. 이후 능력을 인정받아 초, 중, 고등학생 대상 AI 교재 개발 회사인 '고누아이' 전무로 스카우트됐다.

창업 사례도 있다. 한수연, 유은정, 이예림 씨는 '오픈소스 AI 실무인력 양성과정'을 수료 후 딥러닝 지식을 활용한 창업 아이템을 발굴해 사업화에 성공했다. 한 씨는 “다른 딥러닝 분야의 전반적인 기술을 다양하게 접할 수 있어 논문 작성에도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찾아가는 신기술 교육, 초·중·고교생으로 확대

WISET은 최근 신기술 교육을 초·중·고등학교로 확대했다. 미래 신산업을 이끌 인재의 경쟁력 기반을 미리 준비하는 셈이다. 지난 9월 18일부터 11월 20일까지 부평여고에서 매주 뇌공학, 신소재공학, 정보보안 교육을 운영했다. 조연실 교사는 “학교 수업에서 다루지 못하는 미래 과학기술 분야에 대해 전문가가 직접 교육을 해주기 때문에 학생들 만족도가 매우 높다”고 강조한다. 초·중·고교의신기술 교육 신청은 연중 WISET에서 받고 있으며 매년 증가 추세다.

오는 11월 23일에는 여중·고등생 대상 이공계 진로 준비를 돕는 온라인 행사 'WOMEN@STEM 진로데이'를 개최한다. 과학기술 분야 진로 개발을 돕기 위한 국내외 다양한 콘텐츠가 온라인으로 제공될 예정이다. 신산업 분야 인력 수급 불균형은 세계적 추세로 인재를 외국에서 유입할 수도 없다. 결국 내부 양성이 답이다. 그간 남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었던 여성들의 이공계 진출을 적극 지원해 국가 산업에 기여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정부에서도 수급 불균형을 중요한 해결과제로 보고 여성 과학기술인 양성에 다양한 정책을 내놓고 있다.

바로 지금 여성이 새로운 분야에 도전할 좋은 기회다. WISET의 신기술·신산업 인재 양성 아카데미 교육은 의지를 가진 능력 있는 여성들에게 기회의 날개를 달아줄 것이다.

[인터뷰] 안혜연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 소장
"최신 기술 경향 프로그램 반영 일자리 연계 모델 차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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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혜연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 소장

-WISET 신기술 교육의 차별점은.

우선 현재 시장 수요가 있는 직무에 이공계 여성의 과학기술 전문성이 발휘될 수 있는 일자리를 발굴해 교육하고 있다. 최근 디지털 격차 심화, 초중등 SW 정규 교육 등으로 디지털 기술이나 소프트웨어 강사 수요가 높다. 정보통신기술(ICT), 과학기술에 대한 기본 지식을 갖춘 이공계 여성에게 경쟁력 있는 분야다. 실제 WISET 교육을 통해 경력 전환에 성공한 사례가 다수 나오고 있다. 실제 수요처와 연계한 교육모델도 특징이다. KT, SK, 인텔, 마이크로소프트 등 AI, 정보보안, 앱 개발 분야 기업들과 협력해 현장에 최적화된 교육 과정을 구성했다. 수료 후에는 관련 분야 진출을 위한 사후관리까지 지원하고 있다. 멘토링과 컨설팅을 제공해 교육 몰입도와 질적 향상을 꾀하고 있다. 프로젝트 실습을 할 때 전문가나 여성과기인 멘토의 조언으로 수업 몰입도와 수료율 및 교육 만족도가 높다.

-신산업 교육 계획은.

내년에도 AI, 빅데이터, 오픈소스 코디네이터 등 다양한 신직업군 교육이 마련돼 있다. AI와 정보보안 분야는 강의 개설 초반부터 지금까지 인기가 높다. 산업 성장주기에 맞춰 프로그램을 세분화하고, 기술의 최신 경향을 반영해 유연하게 운영할 계획이다.

이공계 전공자들의 빅데이터·AI 기술 활용 능력도 높이겠다. 바이오, 화학, 메디컬 분야는 ICT와 융합해 만들어낼 수 있는 융합 기술과 서비스가 많다. 과학기술 전공자들이 ICT 활용 능력을 높여 자신의 전공분야에 시너지를 내도록 지원하겠다. 이공계 전공 여성의 일자리를 지속 발굴하고, 관련 수요처와 연계해 차별화된 교육 모델을 완성해 나가겠다.


이향선 전자신문인터넷기자 hyangseon.le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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