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대학의 사회 공헌과 SW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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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University)은 '공동체(community)'란 뜻이 있는 라틴어의 우니베르시타스(universitas)에 기원을 두고 있다. 기원의 뜻을 따지면 대학 내부라는 좁은 의미의 공동체에서 지역사회와의 교류·협력·봉사 기능을 강화해 나갈 필요가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언택트 시대가 되면서 소프트웨어(SW)의 중요성이 강조됨에 따라 대학이 지닌 SW 교육 역량을 지역사회와 공유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아주대가 2016년부터 5년 동안 진행하고 있는 전교생 대상 SW 기초교육과 학생 중심 지역사회 대상 SW 교육 활동을 돌아봄으로써 대학이 추구해야 할 사회 공헌의 방향과 효과를 가늠해 보고자 한다.

지난 2015년 SW중심대학으로 선정된 아주대는 '열린 SW교육'을 기치로 내걸고 2016년부터 두 가지 활동에 주력하고 있다.

첫째 미래 사회에 대비한 적응력 배양을 위해 2016년부터 비전공 학생 전체를 대상으로 프로그래밍, 데이터분석, 컴퓨팅 사고 영역으로 구분하고 각 전공의 특성에 맞는 SW 기초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둘째 SW 실질 가치 확산 활동을 위해 2016년 SW 교육봉사 동아리 '스웨트'(SWeat)를 설립하고 학생들이 SW를 통한 지역사회 기여 활동을 하고 있다. 동아리 스웨트는 인터넷 웹 브라우저 모자이크를 최초 개발한 마크 앤드리슨이 2011년 월스트리트저널(WSJ)에서 얘기한 “왜 SW가 세상을 먹어 치우고 있는가”를 함축하는 이름이다.

2016년 스웨트의 첫 시작은 SW학과 학생 중심으로 이뤄져 학과 후배들을 교육하기 위한 활동으로 출발했다. 그러나 이듬해인 2017년부터 동아리 범위가 SW기초교육을 이수한 비전공자로까지 확대되고, 교육 대상도 초·중·고등학교에 이르도록 크게 확대됐다. 2020년 6월 현재 20여개 학과 100여명의 학생들이 참여하는 규모와 내실을 겸비한 동아리로 성장했다.

아주대는 동아리 구성원이 스스로 교육 대상자를 발굴해 교육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스웨트 소속 학생은 교육 프로그램을 자체 개발하며, 구성원의 교육 프로그램 이해를 돕기 위한 워크숍도 운영하고 있다. 수혜 대상 학교 발굴 과정에서도 기본으로는 학교 차원의 공문 발송 등을 통해 이뤄지고 있지만 동아리 소속 학생 참여를 수용하고 있다.

2018년부터는 강원도와 충남 내 SW 교육 혜택이 닿기 어려운 격·오지 초등학교에 학생들이 직접 연락하는 방법으로 교육 대상을 발굴했다. 방문 교육 과정에서 지역사회의 넘치는 환대와 함께 방문 교육을 매년 진행해 줄 수 있겠냐는 간곡한 요청 메시지를 받기도 했다. 2016년부터 시작한 고등학교 대상 SW 교육 봉사는 또 다른 형태의 성과를 내고 있다. SW 교육 수혜자가 SW학과 신입생으로 입학해서 다시 스웨트에 참여, 봉사하고 있다는 것이다.

SW중심대학 사업을 통해 시작된 SW기초교육과 SW 가치 확산 활동은 많은 청소년이 SW 교육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교육 체계를 구성했다. 수혜 학생뿐만 아니라 봉사자인 동아리 참여 학생 또한 자신의 역량을 개발하며 성장할 기회를 받았다. 동아리 참여 학생 가운데 비전공 학생들로부터 “동아리 활동을 통해 SW를 기반으로 더 심도 있게 전공 분야 학습을 할 수 있게 됐으며, 문제 해결 능력이 향상됐다”는 이야기를 듣고 있다.

대학에서의 사회 공헌은 여러 형태로 진행될 수 있겠지만 스웨트 운영 경험을 통해 학생 중심의 봉사 활동이야말로 지속 가능한 형태의 대학 사회 공헌 활동이 아닐까 한다. 대학에서 선진 교육 혜택이 사회 저변에 이르도록 확장할 뿐만 아니라 활동에 참여하는 대학생 자신의 역량 함양 및 사회 참여 의식 증진에도 도움이 되는 쪽으로 영향을 미치는 모델이라고 확신하기 때문이다. 지난 5년 동안의 아주대 SW 교육봉사 동아리 스웨트 운영을 통해 얻은 경험과 통찰이 타 대학에도 확산, 대학의 주요 사회 공헌 모델로 자리매김할 수 있기를 바란다.

구은희 아주대 다산학부대학 교수 ehgoo@ajo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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