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경쟁이 치열해지는 인공지능(AI) 시대, 특히 생성형 AI 발전 속도는 상상을 초월하고 있다. 텍스트, 이미지, 음성, 코드까지 생성하는 이 기술은 기업과 공공기관, 사회 전반에 걸쳐 실질적 업무 도구로 자리잡고 있다. 이런 가운데 '프롬프트 디자인(prompt design)' 중요성이 점차 부각되고 있다.
프롬프트 디자인은 생성형 AI에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 질문이나 명령어를 효과적으로 구성하는 기술이다. 쉽게 말해 AI가 '무엇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를 알려주는 설계도와도 같다. 예를 들어, 단순히 “보고서 써줘”라고 하는 것보다 “2025년 ESG 경영 트렌드에 대해 기업 사례를 포함한 1000자 내외 보고서를 써줘”라고 구체화하면, 훨씬 정교하고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을 수 있다.
프롬프트 디자인이 중요한 것은 다음과 같다. 첫째, 생성형 AI 프롬프트 하나가 문서 작성, 아이디어 도출, 마케팅 전략 기획 등 다양한 업무 결과물을 좌우한다. 결국 AI를 잘 쓰는 사람이 아닌, 프롬프트를 잘 설계하는 사람이 더 큰 경쟁력을 갖게 되기 때문이다. 둘째, 고도화된 AI 기술을 누구나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이에 따른 프롬프트 디자인은 복잡한 기술 이해 없이도 AI를 활용하게 해주는 디지털 평등 열쇠가 된다. 셋째, 어떤 질문을 하느냐에 따라 생성되는 결과 편향성과 윤리성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프롬프트 설계는 AI 윤리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이를 위해 정부가 준비해야 할 방향은 다음과 같다. 첫째, AI 리터러시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초중등 교육부터 대학, 직장인 교육에 이르기까지 생성형 AI 활용 능력과 함께 프롬프트 설계 교육을 체계화할 필요가 있다. 둘째, 산업별 프롬프트를 표준화해야 한다. 의료, 법률, 교육 등 각 분야에서 효과적인 프롬프트 예시와 템플릿을 개발하고 공유하는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 셋째, AI 기반 실무 인력을 양성해야 한다. 생성형 AI 도구를 실무에 접목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hybrid) 인재'를 양성하는 전문 교육 프로그램과 민관 협력형 인증 제도가 필요하다.
생성형 AI의 제도적 활성화를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 첫째, 프롬프트 디자인 자격인증제 도입해야 한다. 특정 산업 분야에서 AI 프롬프트를 설계하고 활용하는 역량을 공식 인증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 둘째, 공공기관 내 AI 활용 지침 마련해야 한다. 공공서비스 영역에서도 AI 활용을 확대하기 위해 윤리적·효율적인 프롬프트 활용 매뉴얼을 구축하고, 사례 기반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셋째, AI 활용에 대한 법적·윤리적 가이드라인 정비가 필요하다. 생성형 AI가 만든 결과물에 대한 책임과 권리를 명확히 하고, 프롬프트 설계 시 발생할 수 있는 저작권·데이터 윤리 문제에 대한 법률 정비가 요구된다.
이와 같이 생성형 AI 시대는 '무엇을 입력하느냐'에 따라 '무엇을 얻게 될지'가 달라지는 시대다. 프롬프트 디자인은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문해력이다. 대한민국이 AI 강국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기술 개발뿐 아니라 이를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 인재와 제도적 기반을 함께 준비해야 할 때다.
생성형 AI 기술 발전만큼 중요한 것은 이를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 프롬프트 디자이너 양성이다. AI의 잠재력을 현실로 만드는 열쇠는 바로 사람의 질문 설계 능력에 달려 있다.
이승희 국립금오공대 경영학과 교수 marketing@kumoh.ac.kr
김현민 기자 min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