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재팬디스플레이(JDI)의 액정표시장치(LCD) 공장 매각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수익성이 크게 저하된 기존 모델에서 벗어나 지문센서 등 신사업에 주력한다.
26일 니혼게이자이에 따르면 JDI는 지난 25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이치고에셋자산운용의 출자 허용 등을 의결했다.
기쿠오카 미노루 JDI 사장은 애플에 일본 이시카와현 소재 스마트폰용 LCD 패널 생산거점인 '하쿠산 공장' 일부 설비를 넘기는 데 합의했다는 것을 암시했다.
기쿠오카 사장은 “진지하게 협상을 진행 중이지만 코로나19 영향에 따라 일정이 늦어질 수 있다”면서 “중요 고객에게 시설을 매각하는 것은 기본 합의 했다”고 밝혔다. 니혼게이자이는 기쿠오카 사장이 언급한 '중요 고객'이 애플일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2016년 가동된 하쿠산 공장은 애플의 아이폰용 LCD 생산 거점이다. 애플에서 1700억엔(약 1조8859억원)가량을 선수금 형태로 투자 받아 세웠다. 공장에서 LCD 패널을 제조해 판매한 대금을 상환하는 구조다. 하지만 애플이 플래그십 모델을 중심으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탑재를 늘리면서 공장 가동률이 크게 하락했다. 현재는 가동을 중단한 상태다.
JDI는 하쿠산 공장 매각을 시작으로 경영 구조 개선에 힘을 쏟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지문센서, 자동차용 LCD 등에서 매출을 극대화하는데 힘을 쏟는다. 생산라인 구축 등에 대규모 비용이 필요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시장에 뛰어들기보다 기존 노하우를 살려 틈새시장을 노리는 전략이다.
기쿠오카 사장은 향후 성장 계획에 관해 “투명 디스플레이, 마이크로 LED 등 신기술 중에서 몇가지 선택지가 있다”면서 “지문센서 시장 투입을 준비, 다양한 솔루션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JDI는 애플에 스마트폰용 저온다결정실리콘(LTPS) LCD를 가장 많이 공급하는 협력사다. 애플이 JDI 매출에서 차지한 비중은 약 60%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