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자 이동수 / 이담북스 펴냄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신간 '진보도 싫고, 보수도 싫은데요'는 정치권의 이중성과 내로남불에 환멸을 느끼던 사람들에게 추천할만한 책이다. 대화와 타협이 실종된 정치, 상대방에 대한 막말과 삿대질이 난무하는 정치권을 바라보는 한 청년 정치인이 2030세대의 마음을 그대로 담아 쓴 정치 비평서다. 어느 한 정당의 극성 지지자가 아니라면, 모든 상황을 조용히 지켜보면서 한숨 쉬며 누굴 찍을지 고민하는 평범한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공감 가능하다.
저자인 이동수 작가는 '조국 사태' 이후 서초동과 광화문으로 상징되는 정치세력이 정작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을 해결하는 문제에는 소홀한 점을 냉철하게 꼬집는다. 이익집단의 입김에 졸속으로 처리된 '타다금지법'이 대표적이다. 그런 점에서 열정페이 하나 해결하지 못했던 국회는 현재진행형이다.
그는 청년이 정치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를 '법 조항' 하나만으로 열정페이 같은 문제를 없앨 수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한다.
이 작가는 “취준생에 대한 갑질, 인턴에 대한 열정 페이는 어렵지 않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인 경우가 많다. 법 조항만 조금 바꿔도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사안”이라며 “그러나 청년들의 고충은 정치인들의 안중에 없다. 모르거나,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 작가는 자신이 대표로 있는 '청년정치크루'에서 제안한 '취업준비생보호법'이 국회에서 논의되는 과정을 보면서, 결국 정치인들이 어떤 마인드를 갖느냐가 굉장히 중요함을 뼈저리게 느꼈다고 전한다.
그는 이념에 구애받지 않고 청년들의 일상을 바꾸기 위한 수많은 정책을 만들어 정치권에 제안해 왔다. 이 책에는 수년간 국회에 몸 담았던 그의 경험과 고민이 담겨 있다. 언론에 알려지지 않은 정치권의 현실도 생생히 그려냈다. 정치권의 민낯을 바라보면 씁쓸한 기분이 들기도 하지만, 그렇기에 정치에 대한 견제와 관심의 끈을 놓아선 안 된다는 다짐을 갖게 한다.
■저자 이동수 소개
1988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대학에서 언론학과 경제학을 배웠다. 의미 있는 삶을 살고자 직업으로 정치를 선택했다. 뜻을 함께 하는 이들을 모아 청년정치크루를 결성했다.
상대방의 작은 허물에는 분노하면서 내 편의 큰 잘못은 애써 외면하는 정치, 여당일 때와 야당일 때 말이 다른 정치에 회의를 느껴 자기만의 방식으로 정치를 하고 있다. 진보·보수에 구애 받지 않고 일상을 바꾸기 위한 정책을 만들어 정치권에 제안한다. 진영 논리를 깨기 위해 정치권 내 다양한 청년들과 교류하고 있다.
사북사건, 부산정치파동, 제주4〃3사건, 김영삼 전 대통령의 민주화운동, 베트남전쟁 등 한국사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 사건들을 쉽고 친근하게 전달하기 위해 '어른이 정치사'를 썼다. '진보도 싫고, 보수도 싫은데요'는 그 노력이 계속될 것이라는 증거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