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CATL의 지난해 순이익이 전년 대비 최대 45%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CATL은 잠정 실적 발표에서 지난해 순이익 추정치를 전년 대비 20∼45% 늘어난 40억6000만∼49억1000만위안(약 6864억∼8294억원)으로 제시했다. 반면에 국내 배터리 3사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업체별로 각각 3000억∼5000억원대 적자를 기록했다. LG화학은 배터리 사업에서 영업 손실이 4543억원이었고, SK이노베이션은 실적이 소폭 개선됐으나 여전히 손실이 3091억원이었다. 삼성SDI도 중대형 전지 사업에서 최대 5000억원대 적자를 냈을 것으로 증권가에서는 추산하고 있다.
중국이 약진하고 우리가 고전한 데는 여러 이유가 있다. CATL은 순익 증가 요인으로 시장 확대로 인한 배터리 수요가 늘고 생산 능력이 크게 확대됐기 때문으로 설명했다. 생산비용을 낮춘 점도 주효했다고 덧붙였다. 액면만 보면 자칫 중국 기업은 경영을 잘했고 우리는 못했기 때문으로 해석될 수 있다. 전후 상황을 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국내 업체는 지난해 유독 어려운 한 해를 보냈다. 배터리 폭발, 법정 다툼 등 내부 문제로 사업을 제대로 유지하기가 불가능했다. 잇따른 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로 사업을 재검토할 정도로 타격을 받았다. 사후 수습에 나섰지만 아직도 원인 규명과 합당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국내 업체끼리 소송이 이어지면서 불필요한 소모전을 벌였다. 결국 중국은 강력한 정부 지원 정책을 등에 업은 데다 국내 업체가 본업에 소홀해지면서 어부지리와 같은 이득을 얻은 것이다.
배터리는 차세대 역점 사업이다. 미래 먹거리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 더욱이 우리나라는 이미 시장을 선점한 상황이다. 문제가 생겼다면 시시비비는 가려야 한다. 그래도 경쟁 상대는 우리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가뜩이나 자본과 시장을 앞세운 중국이 턱밑까지 쫓아오고 있다. 정부와 기업은 좀 더 거시적으로 사태를 바라봐야 한다. 내부에서 힘을 뺄수록 결국 모든 수혜는 외부로 돌아간다는 사실을 잊으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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