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가 삐에로쑈핑 사업을 철수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6월 만물상 잡화점 콘셉트로 코엑스에 1호점을 연지 1년6개월 만이다.
전문점 사업 적자 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부진한 전문점 구조조정을 통해 확보한 재원을 기존점 경쟁력 강화에 재투자하겠다는 '선택과 집중' 전략이다.
20일 이마트는 삐에로쑈핑 7개점 영업을 순차적 종료하겠다고 밝혔다. 점포별로 협력업체와 협의가 마무리되는 대로 내년 안에 전국 7개점을 전부 폐점할 계획이다.
삐에로쑈핑은 화제몰이에는 성공했지만 수익성에는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 중소형 벤더 상품을 주로 취급하다보니 마진율이 낮고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도 소비자 만족을 이끌지 못했다.
이마트는 전문점 사업의 적자 규모가 연간 900억원 가량으로 지금이 수익성 제고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판단했다. 이마트는 삐에로쑈핑 폐점을 포함해 전문점 사업을 수익성 중심 운영으로 전격 재편한다.
일부 전문점은 영업을 종료하고, 점포별로도 효율이 낮은 곳은 점차적으로 폐점할 계획이다. 비효율 브랜드와 일부 점포를 구조조정해 기존점 리뉴얼과 핵심 전문점 투자를 위한 재원을 마련한다는 복안이다.
전문점 구조조정 재원을 활용해 내년 이마트 기존점 30% 이상을 리뉴얼할 계획이다. 기존 점포를 새롭게 구성해 '고객 지향적 상품·가격 제공'과 '고객이 가고 싶은 매장'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올해 본격화한 초저가 전략에 힘을 싣는 한편, 할인점의 핵심 MD인 그로서리를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먼저 월계점은 미래형 점포로 혁신한다. 그로서리 MD와 식음 브랜드를 강화하고, 최신 트렌드에 맞는 테넌트를 적극 유치한다.
실제 이마트 월계점은 지난 10일 2층 푸드코트를 맛집 편집숍 '엘리판트'로 리뉴얼 오픈했다. 최신 식음 트렌드인 셀렉다이닝 형태로 집객을 강화한다는 포석이다. 또 그로서리와 몰이 결합된 복합모델 형태로 테스트 개발할 예정이다.
이마트는 MD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지난 10월 조직개편도 단행했다. 기존 상품본부를 식품본부와 비 식품본부로 늘리고, 그로서리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식품 본부 내 신선담당을 신선1담당과 2담당으로 분리해 전문성을 강화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기존 노브랜드와 에브리데이 국민가격, 쓱데이 등 초저가 전략을 통해 어려운 경영환경에도 불구, 매출과 집객 측면에서 큰 효과를 얻었다”면서 “선택과 집중을 통해 기존 점포와 전문점의 경쟁력을 대폭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