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오비맥주, 국내 생산 '호가든' 첫 출하…'출고가 인하효과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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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가든

오비맥주가 공장 생산 라인을 조정하고 수입맥주의 국내 생산을 시작한다.

신선도가 핵심인 맥주 특성상 수입 맥주를 국내에서 생산할 경우 소비자는 신선한 맥주를 맛볼 수 있고 맥주 회사는 물류비 등을 절감하는 것과 동시에 일자리 창출, 공장 가동률 상승 등의 효과로 산업 활성화가 기대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오비맥주는 오는 27일 국내에서 생산된 벨기에 밀맥주 '호가든' 500ml 캔 제품을 첫 출하한다. 오비맥주는 버드와이저와 호가든 일부 병 제품을 국내에서 생산하고 있지만 판매량이 높은 캔 제품은 약 2년전 전량 수입으로 전환한 바 있다. 내년 1월 종량세 시행을 앞두고 선제적으로 국내 생산으로 바꾸는 것이다.

오비맥주는 국내 생산으로 발생한 물류비, 세금 혜택 등 차익으로 출고가를 상당 부분 낮추는 효과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초기 물량에 한해 기존 500ml 캔 제품이 공급되고 있지 않던 슈퍼마켓 등에 할인 납품할 계획이다.

오비맥주는 호가든 외에도 수입 브랜드 전 제품의 국내 생산 전환도 검토중이다. 호가든과 버드와이저의 경우 과거 국내 생산 이력이 있어 우선적으로 적용될 예정이며 이후 AB인베브가 보유하고 있는 브랜드로 확대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오비맥주는 이천과 청주 공장은 카스 등 국산맥주, 광주공장의 경우 수제맥주와 수입맥주 위주 생산으로 공장 라인을 일부 조정했다. 계절적 요인을 타는 맥주의 특성상 생산되는 물량은 유동적으로 대처할 예정이다.

오비맥주가 해외 브랜드의 국내 생산을 검토 중인 것은 최근 추진되고 있는 '맥주 종량세' 시행을 앞둔 선제적인 조치라는 분석이다. 불균형한 조세 제도로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지적을 받았던 맥주 주세가 현행 종가세에서 종량세로 전환될 경우 수입보다 국내 생산이 수익에 유리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실제 과거에는 해외 유명 맥주 브랜드들의 국내생산 사례가 많았다. 오비맥주는 1981년부터 1987년까지 하이네켄을, 1988년부터 1991년까지 레벤브로이를 생산했다. 하이트진로(당시 조선맥주)는 1986년부터 약 10년간 칼스버그를 제조해 판매했다. 하지만 세금 불이익으로 인해 현재는 모두 한국을 떠나 해외생산 체제로 바뀐 상태다.

해외 유명 맥주를 국내 생산할 경우 맥주 업체들로서는 공장 가동률을 높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공장 가동률을 높일 경우 그에 따른 고용이 늘어나고 이익 개선 속도가 빨라지 선순환 구조도 기대할 수 있다.

수입 맥주 회사도 종량세로 전환될 경우 국내 공장을 보유한 업체에 위탁 생산하는 것이 유리해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으로 전환하는 사례도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과 유럽을 제외한 일본, 호주 등 국가들은 관세 30% 장벽이 있어 인건비 등을 고려하더라도 국내 생산이 유리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통상적으로 맥주를 수입할 때 약 2개월이 걸리는 기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고, 물류비 등 부대 비용을 줄이는 효과도 가져올 수 있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종량세 도입을 앞두고 해외에서 생산하던 브랜드의 국내 생산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며 “수입 맥주의 국내 생산 전환은 일자리 창출, 이익 개선 등 맥주 산업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주현기자 jhjh13@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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