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은 임상 실패, 글로벌 임상 전문가단 '구원투수' 투입

Photo Image
경기도 판교 코리아 바이오 파크 전경

한국바이오협회가 연이는 국내 바이오 기업 임상시험 실패를 진단·해소하기 위해 글로벌 임상 전문가단을 꾸린다. 임상 실패 원인 중 하나인 임상시험수탁기관(CRO)과 협업 프로세스 개선에 초점을 맞춰 이를 개선할 구원투수를 투입한다.

한국바이오협회는 국내 바이오 기업 임상설계부터 수행 등을 설계·지원할 글로벌 임상시험 전문가단을 구성한다. 바이오 선진국 규제기관과 다국적 제약사 등에서 근무한 인력을 대상으로 선정, 국내 바이오 기업 컨설팅을 맡기는 게 목표다.

협회가 우선 확보한 전문가단은 4명으로 구성됐다. 모두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다국적 제약사 출신으로, 임상시험은 물론 규제 전문가다. 1차적으로 4명으로 전문가단을 운영하되 내년에는 인력풀을 더 늘려 국내 많은 바이오 기업과 네트워크를 지원할 계획이다.

글로벌 임상 전문가단은 임상시험 설계 단계에 초점을 맞춰 컨설팅할 계획이다. 임상시험을 대행하는 CRO와 바이오기업 간 협업 프로세스를 재정립해 최적 결과가 나오는 임상시험 디자인 노하우를 전달하는 게 목표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현재 국내 바이오 기업의 임상시험 실패는 자사 약물에 맞는 임상시험 설계를 못한다는 것에서 출발한다”면서 “이는 곧 CRO 통제를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것과 같은데, 이번에 외부 전문가 풀을 구성해 이 문제를 해소하는 데 초점을 맞출 계획”이라고 말했다.

Photo Image
8월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긴급 기자간담회에서 신라젠 경영진이 임상 3상 중단과 함께 향후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올해 국내 바이오 시장은 기대주로 평가받던 기업이 연이어 임상시험에 차질을 빚었다. 신라젠은 무용성 평가에서 임상 3상 중단 권고를 받았고, 헬릭스미스는 임상시험 과정에서 가짜약과 치료제가 혼용돼 임상을 중단했다. 에이치엘비도 임상 3상 과정에서 기존 약 대비 차이점이 적어 원하는 데이터가 나오지 않았다고 공식 발표했다.

바이오협회는 이번 임상 실패가 전반적인 신약 개발 역량 부족 탓도 있겠지만, CRO 관리·감독을 제대로 하지 않은 원인이 크다고 진단했다. 최적 결과를 위해 후보물질을 가장 잘 아는 개발기업(바이오기업)이 임상시험 설계부터 수행 과정을 면밀히 살피고, 문제 발생 시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 하지만 현재 대다수 바이오 기업이 임상시험 전체를 CRO에 위임한 채 주기적으로 데이터만 보고 받는 게 문제라는 주장이다.

이 부회장은 “단순히 CRO에 임상시험을 맡기는 것을 떠나 바이오기업이 모니터링하고, 문제가 있으면 논리적으로 관철시킬 역량이 필요하다”면서 “중소 바이오 기업이 만나기 어려운 글로벌 규제기관과 기업 출신 전문가를 매칭해 CRO와 프로세스를 재정립할 노하우를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정용철기자 jungyc@etnews.com


브랜드 뉴스룸